구청 직원이 독거노인 가정을 찾아 혈압을 체크하고 있다. [동작구 제공] |
[헤럴드경제=김용훈 기자] 은퇴 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40%에 육박했고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가입국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었다. 또, 혼자 사는 65세 이상 고령장 열 명 중 세 명이상은 대화 상대가 없어 고립감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계청은 26일 이런 내용의 '2024년 고령자 통계'를 펴냈다.
지난해 가구주 연령이 65세 이상인 고령자 가구는 565만5000가구로 이 중 213만8000가구(37.8%)가 혼자 사는 고령자, 이른바 '독거 노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혼자 사는 고령자 가구 비중은 2015년 이후 매년 증가하는 추세다. 지난해 소득이 있는 혼자 사는 고령자 중 절반에 가까운 47.8%가 자신의 소득에 만족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소득에 만족하는 고령자는 20.7% 수준이었다. 소비 만족도는 더 낮아 각각 41.2%가 만족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혼자 사는 고령자 중 32.6%는 대화 상대가 없다고 답했다. 34.8%는 몸이 아파 집안일을 부탁할 사람이 없었고 71.0%는 큰돈을 빌릴 사람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가사 도움, 자금 차입, 대화가 모두 어렵다고 답한 혼자 사는 고령자는 전체의 18.7%를 차지했다. 5명 중 1명꼴이다.
지난해 혼자 사는 고령자의 절반이 넘는 55.8%는 노후가 준비되지 않았거나 준비하고 있지 않다고 답했다. 노후 준비 방법은 국민연금이 50.0%로 가장 많았다. 2022년 혼자 사는 고령자의 연금 수급률은 94.1%로 매년 증가세를 보였지만 월평균 연급 수급액은 58만원에 그쳤다.
올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993만8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9.2%를 차지했다. 고령인구 비중은 고령화 추세로 내년 20%를, 2036년과 2050년 각각 30%와 40%를 넘어설 것으로 전망됐다. 65세 이상 고령자 가구는 586만7000가구로 전체의 26.5%였다. 고령자 가구는 계속 늘어 2038년 1000만 가구를 넘어설 전망이다.
지난해 기준 고령자 가구의 순자산액은 4억5540만원으로 전년보다 176만원 늘었다. 자산 중에서는 부동산 비중이 81.3%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평균 자산 증가세와 달리 은퇴 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과 소득 불평등 지수는 악화하는 모습을 보였다.
2022년 66세 이상 은퇴 연령층의 상대적 빈곤율은 39.7%로 전년보다 0.4%포인트(p) 상승했다. 2021년 기준(39.3)으로 보면 우리나라의 은퇴 연령층 상대적 빈곤율은 OECD 가입국 중 에스토니아(41.3)에 이어 두 번째로 높다. 2022년 소득 불평등 수준을 나타내는 지니계수(1이면 완전 불평등)는 0.383, 소득 5분위 배율은 7.11배로 전년보다 모두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2년 기준 65세의 기대여명(앞으로 살 것으로 기대되는 평균 생존 연수)은 20.7년이었다. 코로나19 여파로 전년보다 0.8년 줄었다. 기대여명이 줄어든 것은 관련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65세 이상 고령자의 고용률은 37.3%로 전년보다 1.1%p 상승했다. 직업별로 보면 단순노무자 비중이 34.6%로 가장 많았다. 지난해 전체 운전자 사고 중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의 사고 발생 비중은 20.0%로 전년보다 2.4%p 상승했다. 특히 65세 이상 고령 운전자 사고로 인한 사망자 비중은 29.2%로 전년보다 2.3%p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