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연가스 상장지수증권(ETN) 수익률이 이달 들어 반등하고 있다. 천연가스가 최대 소비되는 겨울철 난방 수요를 미리 반영하면서다. 초겨울 한파를 불러오는 ‘라니냐 현상’에 따른 추가 상승 기대감도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9월 국내 상장지수증권(ETN) 수익률 상위 10개 중 6개는 천연가스 선물에 투자하는 레버리지 상품이 차지했다. ‘하나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H) B’는 지난달 27일까지 24.25% 오르며 ETN 전체 수익률 4위에 올랐다. 이어 ▷KB 블룸버그 레버리지 천연가스 선물 ETN(23.35%) ▷메리츠 블룸버그 2X 천연가스 선물 ETN(H) B(23.33%) 등 순이다. 모두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거래되는 천연가스 선물 가격이 오를 때 하루 상승률의 2배를 추종하는 상품이다.
천연가스 가격 상승에 투자하는 ETN은 지난 7·8월 마이너스를 기록하다 이달 플러스로 전환됐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선물 가격이 8월 말을 기점으로 겨울철 난방 수요에 따른 재고 감소를 선반영하면서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7월 한때 1만 MMBtu(열량 단위)당 2.03달러까지 떨어졌던 선물 가격은 8월 말 2.09달러까지 오른 뒤 지난달 말 3.3달러선까지 치솟았다. 이달 20일을 기점으로 11월 인도분으로 교체되면서 계절성 수요에 따른 강세 지속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미국 경기침체와 중국 경기후퇴 우려에 따른 소비 감소 전망도 제기된다. 다만 계절성 수요가 더욱 강하다는 분석이다. 천연가스의 주요 소비 기간은 여름철 냉방이 아닌 겨울철 난방이기 때문이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금 가격은 일시적인 현상이 아닌 철저히 계산된 반등이다. 바로 계절성”이라며 “천연가스 전체 수요의 65% 이상인 주거·상업향과 제조업향의 계절성을 통해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라니냐 현상에 따른 강추위는 호재다. 라니냐는 겨울철 북반구 지역에 평년보다 강한 추위를 동반하면서 난방 수요가 급증한다. 이미 동태평양 연한 해수면 온도는 평년 대비 0.5도 낮은 라니냐 구간에 들어섰다. 최 연구원은 이를 근거로 연말 최대 6달러까지 상승을 전망했다.
천연가스 가격은 올해 초 역사상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다 인공지능(AI) 수혜로 상승했다. AI 데이터센터가 막대한 양의 전력을 필요로 하면서다. 신재생에너지와 원자력발전보다 발전 효율이 좋은 천연가스가 당장 핵심 에너지원으로 부각됐다.
홍성기 LS증권 연구원은 “(AI 수요로) 천연가스가 어느 정도 늘긴 하지만 결국 신재생과 원전 쪽”이라면서 “천연가스 레버리지 상품은 월물 간 가격차가 굉장히 크고 레버리지 투자 시 롤 오버(만기 연장) 비용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트레이딩 관점에서 접근을 추천한다”고 조언했다. 유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