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말 축구 행정의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의 공문 보내
2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 앞. [연합] |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국제축구연맹(FIFA)이 대한축구협회를 향한 문화체육관광부의 감사를 놓고 징계 가능성을 언급한 공문을 보낸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대한축구협회 관계자에 따르면 FIFA는 지난달 30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와 문체부의 감사를 언급, 축구 행정의 자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취지의 공문을 협회에 보냈다.
대한축구협회는 홍명보 국가대표팀 선임하면서 절차가 불공정했다는 의혹이 불거지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 이에 따라 정몽규 회장, 홍 감독을 비롯한 주요 인사들이 국회에 출석해 문체위 위원들에게 논란과 관련된 입장을 추궁당했고, 일련의 협회 행정 절차도 문체부의 감사 대상이 됐다.
협회를 감사 중인 문체부는 이날 중간 발표를 통해 홍 감독과 위르겐 클린스만 전 감독 선임 과정에서 협회가 불공정한 절차를 밟은 사실이 확인됐다고 밝혔다.
협회는 감사가 진행 중인 다른 사안과 종합적으로 검토해서 관계자들에게 10월 말 처분을 요구할 계획이다.
각국 축구협회의 연합체인 FIFA는 산하 협회의 독립적인 운영을 특히 중시한다. 정관에도 이와 관련한 조항을 여러 개 넣어뒀다.
정관 14조 1항에 “회원 협회는 독립적으로 운영돼야 한다. 제삼자의 간섭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명시했을 뿐 아니라 아예 각 협회의 독립성을 규정하는 19조를 따로 마련해뒀다. 15조에도 ‘정치적 중립’을 명시하며 각 협회가 ‘모든 정치적 간섭으로부터 독립적이어야 한다’고 다시 언급하고 있다.
이를 위반한 협회에 대해서는 자격 정지 등 징계를 내린다.
2015년 쿠웨이트 정부가 자국 체육단체의 행정에 개입할 수 있도록 체육 관련 법률을 개정하자 FIFA는 쿠웨이트축구협회의 자격을 정지해 국제대회 출전권을 회수해갔다. 이에 따라 쿠웨이트는 2018 러시아 월드컵과 2019 아랍에미리트 아시안컵 예선 잔여 경기를 몰수패 처리당했다.
FIFA는 지난해 3월 이슬람 나라인 인도네시아에서 개최될 예정이던 20세 이하(U-20) 월드컵이 이스라엘 대표팀의 입국 문제로 정치·종교적 갈등을 빚자 아예 개최권을 박탈하기도 했다.
‘축구 강국’ 브라질도 지난해 말 징계 위기에 처했다가 어렵게 모면했다.
축구협회 회장 선거에서 부정행위가 적발됐다며 법원이 에지나우두 호드리기스 회장을 직무에서 해임하고 30일 내로 신임 회장을 선출하는 선거를 치르라고 판결하자 FIFA가 국제 대회 출전권 박탈을 언급하며 나섰다.
이후 호드리기스 회장이 올해 초 복직되면서 FIFA도 징계 위협을 거둬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