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터, AFP]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21일(현지시간) 엔비디아 주가가 140달러를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날 엔비디아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4.14% 급등한 143.71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14일 기록한 종전 종가 최고치(138.07달러)를 넘어 150달러를 향하고 있다.
시가총액 규모도 3조5250억 달러까지 늘어나며 3조5950달러로 시총 1위인 애플에 바짝 다가섰다. 시총 3위 마이크로소프트와 격차는 4130억달러까지 벌렸다.
엔비디아 주가 추이 [구글 자료] |
업계에선 빅테크 실적 발표에 대한 기대가 엔비디아 주가를 끌어올렸다는 반응이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등 미국 투자은행들도 엔비디아 목표 주가를 잇따라 올리고 있다. BOA는 지난 18일 “인공지능(AI) 칩 수요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엔비디아의 목표주가를 기존 165달러보다 25달러 높은 190달러로 제시하기도 했다.
미국의 유명 증권사 웨드부시는 21일 보고서를 통해 “AI 인프라 시장이 지금부터 2027년 사이에 10배 이상 성장할 것”이라며 “기업들은 이 기간 AI 인프라 구축을 위해 1조달러 이상을 지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이 같은 상황에서 엔비디아가 가장 큰 수혜를 입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엔비디아의 최신 AI 칩 블랙웰은 이미 1년 치 공급량이 완판된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 |
하지만 이날 뉴욕증시는 6주간 이어진 상승 랠리를 멈추고 쉬어가는 분위기를 연출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 대비 344.31포인트(0.80%) 하락한 4만2931.60에 거래를 마쳤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장보다 10.69포인트(0.18%) 낮은 5853.98을 기록했다.
반면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는 전장보다 50.45포인트(0.27%) 오른 1만8540.01로 마감했다.
중소형주로 구성된 러셀2000지수는 1.60% 굴러떨어졌다.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며 투자 심리를 압박했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통화정책 완화 속도를 늦출 가능성이 제기됐다는 이유에서다.
이날 장 마감 무렵 미국 국채 10년물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1.9bp(1bp=0.01%) 오른 4.194%로 지난 7월 하순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샘 스토벌 CFRA 최고 투자 전략가는 “국채 수익률이 계속 오르고 있는데 이는 미국 경제가 회복세를 유지하면서 투자자들이 연준의 금리 인하 속도가 늦춰질 것으로 생각하기 때문인 듯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결과적으로 연준이 내년 중에 물가상승률(인플레이션)을 목표치 2% 수준으로 낮추는 것이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고금리·고물가 상태가 예상 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우려에 부동산 관련 종목과 소비재 관련 종목 주가도 힘을 잃었다.
한편 이날 미국 대형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뉴욕증시가 장기적으로 큰 수익을 내지 못할 수 있다는 약세론적인 전망을 제시했다.
데이비드 코스틴 골드만삭스 수석 전략가는 “우리의 분석에 따르면 역사적으로 어떤 회사도 장기간 높은 수준의 매출 성장과 마진을 유지하는 것은 극히 어려웠다”며 “이에 따라 특정 종목에 수익이 몰리는 것은 직관적으로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순매수에 힘입어 4거래일 만에 상승하며 2600선을 회복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미국 증시가 상승을 이어가며 사상 최고치를 연이어 경신 중인 가운데 모멘텀 부족으로 유독 부진했던 코스피의 밸류에이션 매력은 유효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