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베트남’·이재현 ‘사우디’…해외서 신사업 찾는 총수들

신동빈 롯데 회장이 지난해 9월 롯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에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김벼리 기자

[헤럴드경제=김벼리 기자] 베트남과 사우디아라비아. 신동빈 롯데 회장과 이재현 CJ그룹 회장이 각각 사업 확대에 공을 들이고 있는 국가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베트남에서 신성장 동력을 찾고 있다. 최근 2년간 직접 베트남을 3번이나 찾을 정도로 현지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7월에는 주한 베트남 대사관을 찾아 응우옌 푸 쫑 베트남 공산당 서기장을 조문했다.

신 회장은 2000년대 그룹의 해외 진출 전략 국가로 ‘VRICs(베트남·브라질·러시아·인도)’를 선정한 뒤 현지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BRICs(브라질·러시아·인도·중국)’가 신흥 경제대국으로 떠오르던 당시 상황을 고려하면 과감한 결정이었다.

롯데그룹 중에는 롯데GRS가 롯데리아 브랜드로 베트남에 처음 진출했다. 이후 백화점, 대형마트 호텔, 시네마, 테마파크 등 19개 계열사가 현지에서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현지 실적도 상승세다. ‘롯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가 대표적이다. 개장 1년 동안 1000만명이 방문했다. 매출액은 2800억원을 달성했다. 이온 등 연간 매출이 1000억원대의 경쟁업체와 비교하면 두 배가 넘는 성과다. 하노이에 인접한 지방 도시에서 웨스트레이크 고객을 태운 버스가 주중에는 15대, 주말에는 20대가 넘게 찾고 있다.

롯데는 향후 다른 동남아시아 지역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이재현(왼쪽) CJ그룹 회장이 지난 4일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에서 아흐메드 알 카팁 사우디 관광부 장관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CJ그룹 제공]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에 공을 들이고 있다. 지난 2022년 한국을 찾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와 면담했고, 지난달에는 4일간의 일장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공식 방문했다. 사우디아라비아 문화부의 초청에 따른 것이다. 이 회장이 정부 초청으로 사우디아라비아를 공식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문화부, 관광부 등 사우디 ‘국가개발계획 비전 2030’을 주도하는 인사들과 회동했다. 사우디의 비전2030은 ‘활기찬 사회’, ‘번영하는 경제’, ‘진취적인 국가’를 목표로 국가 경제를 개방하는 사업이다. 특히 엔터테인먼트·관광 등 소프트파워를 육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CJ그룹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사업을 키우고 있다. 최근 리야드에서 2년 연속 최대 K팝 축제 ‘케이콘(KCON)’을 개최했다. CJ제일제당은 ‘비비고’ 브랜드를 현지 대형마트에 입점시켰다. 중동 물류기업 이브라콤(현 CJ ICM)도 인수했다.

CJ그룹은 엔터테인먼트와 미디어 시장에 대한 정부 지원이 많고, 성장 가능성이 높은 사우디아라비아에 대한 공략을 확대한다. 더 나아가 사우디아라바이를 거점으로 인구 6억명의 중동·북아프리카(MENA) 지역에서 사업 기회를 발굴한다는 방침이다.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그룹의 엔터테인먼트·음악 등 문화 산업 노하우와 사우디아라비아의 문화 자원·잠재력을 결합해 글로벌 시장에서 독보적인 시너지를 발휘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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