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파벳·아마존 이어 시총 7위로
비트코인이 미국 빅테크 기업 알파벳(구글)·아마존의 시가총액 규모를 바짝 쫓고 있다. ‘트럼프 랠리’에 힘입어 전 세계 자산 시총 규모 10위권에 진입한 뒤 2조 달러에 육박했다.
25일 자산정보 플랫폼 인피니트마켓캡에 따르면 비트코인 시총은 이날 오전 7시 45분 기준 1조9330억달러로 집계됐다. 사우디 아람코(1조8020억달러·8위)와 은(1조7670억달러·9위)을 제치고 전 세계 시총 규모 7위를 차지했다. 비트코인은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당시 공화당 후보가 승리하면서 시총 규모 10위권에 진입했다. 지난 12일 10위를 기록한 뒤 21일(현지시간) 사상 처음으로 9만9000달러를 돌파하면서 3계단 오른 것이다.
비트코인은 알파벳(6위)과 아마존(5위) 다음으로 몸집이 큰 자산이 됐다. 알파벳과 아마존 시총은 같은 시간 기준 각각 2조280억달러, 2조720억달러다. 비트코인과 각각 950억달러, 1390억달러 차다. 알파벳과 아마존은 일주일 전 대비 -4.21%, -2.71% 하락했지만 비트코인은 일주일 사이 9.22% 오르면서 격차가 12~13%포인트 좁혀졌다.
알파벳과 아마존이 나란히 반독점 논란으로 고전하면서 비트코인이 두 기업 시총을 넘어설 가능성도 있다. 미국 법무부는 20일(현지시간) 알파벳의 반독점 소송을 진행하고 있는 워싱턴 D.C 연방법원에 알파벳의 독점을 해소할 방안으로 크롬의 강제 매각을 명령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연방법원은 알파벳이 불법적으로 온라인 검색 시장에서 독점을 유지하고 있다고 판결했다. 이번 법무부 조치는 구글의 독점을 해소할 방안을 제출하라고 요구한데 따른 것이다.
알파벳이 크롬을 매각할 경우 실적에 큰 타격이 불가피하다. 알파벳은 3분기에 검색 광고 매출로만 494억달러를 벌었다. 이는 전체 광고 매출 4분의 3에 달하는 규모다.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의 만딥 싱 애널리스트는 “(크롬) 매각 진행 시 가치가 적어도 150억∼200억 달러 정도 될 것”이라고 봤다. 알파벳은 강제 매각 요청에 하루 새 주가가 4.74% 하락했다. 법원이 크롬 매각을 결정하더라도 알파벳이 항소하면서 실제 매각 여부 결정은 장기간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아마존도 내년 유럽연합(EU)로부터 반독점 조사를 받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은 22일(현지시간) “EU는 아마존이 글로벌 IT 대기업들의 갑질을 막기 위한 디지털시장법(DMA)을 위반한 혐의로 내년 들어 조사를 벌일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고 했다. 차기 EU 집행위원회 반독점 책임자로 내정된 테레사 리베라 스페인 부총리 겸 친환경전환부 장관이 수개월 안에 결정을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관측했다.
EU의 DMA는 플랫폼을 운영하는 빅테크 기업들의 불공정 행위를 막기 위한 법이다. EU가 위반이라 판단할 경우 매출의 최대 10%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EU는 메타플랫폼스에 대해 8억 유로(약 1조2000억 원)에 달하는 과징금을 부과했고, 알파벳, 마이크로소프트 등에 대해서도 같은 혐의로 조사하고 있다. 아마존은 지난 19일부터 22일까지 3.66% 하락했다. 유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