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안보보좌관 지명자 “우크라전 조기 종전·중동 ‘새 평화 틀’ 구축”

왈츠, ‘두 개의 전쟁’ 마무리 관련 트럼프 구상 소개
“적들이 정권교체기 기회의 시간으로 생각한다면 틀렸다”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 [AFP]


[헤럴드경제=김현경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의 집권 2기 행정부 외교·안보 핵심 인사들이 우크라이나 전쟁과 중동 전쟁에 대해 서로 다른 종결 구상을 밝혔다.

우크라이나 전쟁은 주고받기식 악순환의 고리를 끊기 위한 조기 종전에 방점을 찍고 있는 반면, 중동의 가자전쟁(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제2의 아브라함협정 등을 통한 ‘큰 그림’을 그리고 있음을 시사했다.

25일(현지시간) 폭스뉴스에 따르면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지명자는 전날 이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 당선인은 확전과 그것이 어디까지 갈지에 대해 매우 우려해 왔다”고 말했다.

왈츠 지명자는 “북한이 이런 조치(파병 및 참전)를 하자 우리가 움직였고, 러시아는 (핵무기 사용 교리를 수정하는) 대응을 했으며, 이란이 개입하고 있고, 한국이 개입을 검토하고 있다”면서 “우리의 동맹들이 또한 (우크라이나가 각국으로부터 지원받아 러시아를 상대로 쓸 수 있는) 미사일의 사정거리를 늘렸다”고 덧붙였다.

그는 “우리는 이(우크라이나 전쟁)를 책임 있게 끝내야 한다”며 “우리는 억지력과 평화를 회복하고, 이 확전에 대응하기보다는 앞질러 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트럼프 당선인이 북한의 참전으로 인해 유럽과 아시아를 아우르는 전쟁으로 비화할 우려가 생긴 우크라이나 전쟁의 조기 종식에 의지를 갖고 있음을 재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왈츠 지명자는 다만 “우리가 논의해야 하는 것은 합의든 휴전이든 누가 협상 테이블에 앉느냐, 어떻게 하면 양측을 테이블에 앉힐 수 있느냐, 그리고 거래(deal)의 틀을 어떻게 하느냐다”라며 휴전 합의까지 필요한 현실적 난제들의 존재를 인정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1월(트럼프 행정부 출범)까지 이(바이든) 행정부와 함께, 그리고 그 이후에도 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반면 가자전쟁에 대해서는 조기 종전보다는 중동 평화의 새로운 틀을 만드는 일을 강조했다.

그는 “단지 미래의 ‘10·7’(지난해 하마스의 이스라엘에 대한 기습 공격)을 막는 것에 그치지 않고, 중동에 진정한 안정을 가져오고, 수년 전 아브라함 협정과 같은 합의의 무대를 만드는 일부 합의를 도출할 때”라고 말했다.

아브라함 협정은 2020년 트럼프 당시 대통령 주재로 이스라엘과 아랍권 국가인 아랍에미리트(UAE), 바레인, 모로코 등이 정식 외교 관계를 수립한 것을 의미한다.

트럼프 당선인이 우크라이나 전쟁 조기 종전에 방점을 찍고 있는 것과 달리,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대해서는 포괄적인 중동 평화의 틀 구축과 같은, 더 ‘큰 그림’을 그리고 있음을 시사한 발언이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하마스 소탕이라는 전쟁 목표를 완수할 시간을 벌어 주는 동시에, 현 미국 바이든 행정부가 강조해온 ‘2국가 해법’(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이 개별 독립국가로 공존하는 구상)을 대체할 새로운 중동 평화 이니셔티브를 만드는, 더 중장기적 목표를 추구할 뜻을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왈츠 지명자는 자신에게 바통을 넘길 제이크 설리번 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만나 협의했다고 소개하며 “우리의 적들은 이것(정권교체기)이 기회의 시간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들은 틀렸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 정권교체기에 미국이라는 ‘원팀(one team·한 팀)’”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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