질문 무서워하던 학생 챗봇에 물었다…디지털 교과서 베일 벗었다

“교사 수업자료 시간 단축 효과”
“1년 지나면 학습 데이터 완전 구축”
데이터·인프라 구축은 과제
교육부, 서버 인프라 구축 진행 중


2일 세종정부청사에서 열린 인공지능디지털교과서(AIDT) 시연 현장. [교육부 제공]


[헤럴드경제=박혜원 기자] “인공지능 디지털교과서(AIDT)로 교사의 업무 시간은 단축될 것이라고 말씀드립니다.” AIDT 개발업체 A사는 2일 세종정부청사에서 열린 실물 시연에서 이 같이 강조했다.

AIDT 도입으로 되레 교사 업무 부담이 늘어날 것이라는 우려에 대한 반박이다. A사 관계자는 “지금도 교사들은 다양한 평가 자료를 준비하기 위해 여러 시스템을 뒤지고 수합을 해야 한다”며 “AIDT는 수업 준비 단계에서 교육 자원들이 통합 제공되고, 채점 증거도 데이터로 담아 지도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소은주 교육부 책임교육정책관 역시 “AIDT 시범운영 학교 교사들도 수업 시간이 단축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덧붙였다.

이날 교육부와 영어 과목 AIDT 발행업체 A사·B사는 이날 출입기자단을 대상으로 AIDT 실물 시연을 진행했다. 시연에는 초·중·고 영어 AIDT 발생사 7개 업체 중 2곳이 참여했다. 배영종 교육부 책임교육정책실장은 “학생에겐 학습지원, 교사에겐 수업지원 역할을 하도록 개발했다”고 설명했다.

AI챗봇·숙제 현황 제공 “교사 부담 줄일 것”


2일 세종정부청사에서 열린 인공지능디지털교과서(AIDT) 시연 현장. 박혜원 기자


A사는 학생들의 질문에 대답할 수 있는 ‘AI챗봇’ 기능을 강조했다. 예컨대 ‘현재진행형’ 문법 사용 방법을 학생이 질문하면, 챗봇이 “현재진행형의 형태는 be동사의 현재형+동사+ing이며, 지금 하고 있는 일을 표현합니다”라고 대답하는 식이다.

이 기능은 학생들의 수업 접근성도 높여줄 것이라는 게 A사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부담 없이 영어에 대해 질문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 맞춤형 피드백을 제공하는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B사 시연에선 교사가 확인할 수 있는 개별 학생들의 성취도 평가를 확인할 수 있었다. 교사가 학생들에게 숙제를 내주거나 문제 풀이를 시킨 이후에 교사는 각각 숙제 이행 현황, 평균 정답률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알파벳, 말하기, 쓰기, 문법 등 각각 학습 항목에 대한 성취도도 분석됐다.

AIDT는 지난달 29일 검정 결과가 최종 발표돼, 내년 3학기부터 수학, 영어, 정보, 국어(특수교육) 교과에 한해 도입된다. 국어, 사회, 역사, 과학, 기술·가정 등은 문해력 저하 등 부작용에 대한 현장 우려가 계속되자 도입 시기를 2028년으로 늦추기로 했다.

“데이터 점차 정교해질 것” 서버 인프라는 아직


2일 세종정부청사에서 열린 인공지능디지털교과서(AIDT) 시연 현장. [교육부 제공]


교사 업무 가중과 더불어, AIDT는 학습 데이터를 얼마나 신뢰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해서도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학생들의 데이터가 충분히 축적되지 않은 도입 초기에는 기능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이와 관련 A사 관계자는 “초기에는 기존에 (A사가) 보유하고 있던 데이터를 바탕으로, 알고리즘과 결합해 모델을 만들었다”며 “1년 정도 지나 학생들의 학습 데이터까지 쌓이면 더욱 정교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B사 역시 데이터가 완전히 구축되는 기간을 짧으면 6개월에서 길게는 1년까지 걸릴 것으로 내다봤다.

교육부는 개인정보 유출 위험성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고영종 책임교육정책실장은 “학습 정보는 민간 플랫폼과 정부 플랫폼에 쌓이는데, 민간 플랫폼에선 기본적으로 암호화된다. 교사 역시 자신이 수업하는 그룹에 한해서만 구체적으로 정보를 볼 수 있다”며 “서버 역시 클라우드 인증을 받아 안전하게 보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서버 과부화 문제도 지적되고 있다. 수업 현장, 특히 과밀학교에서 학생들이 한꺼번에 AIDT에 접속하면서 발생할 수 있는 서버 과부화 문제다. 이와 관련해서는 교육부가 현재 인프라를 구축하는 단계에 있다.

고 실장은 “수업하는데 문제가 없도록 네트워크를 진단하고 준비하고 있다”며 “100명 이상 수업을 같이 하는 경우에 대해, 시간표를 분석하고 학생 규모를 확인해 일부 학교는 1G 이상으로 증속하는 계획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서버 용량은 구축 단계부터 관계사가 참여해 설계하고 있다. 현재 테스트 단계에 들어가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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