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서초사옥 내 전경[헤럴드DB] |
[헤럴드경제=김민지 기자] 삼성전자가 조직개편을 통해 신임 최고재무책임자(CFO)로 박순철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부문 경영지원실 지원팀장 부사장을 선임했다. AI 시대 급변하는 반도체 시장에 적극 대응하기 위해 DS(디바이스솔루션) 산하에는 AI 관련 부서를 한데 모은 ‘AI 센터’를 신설했다. AI 반도체의 최전선으로 꼽히는 미국시장을 총괄하는 미주총괄(DSA)에는 조상연 부사장이 선임됐다.
4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이날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후속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안을 확정하고, 구성원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했다.
박순철 신임 CFO 부사장은 사업지원TF 담당 사장으로 이동한 박학규 사장의 후임으로 임명됐다. 박 부사장은 1966년생으로, 삼성전자 미래전략실(미전실) 출신이다. 네트워크 사업부와 모바일경험(MX) 사업부와 사업지원TF를 두루 거쳤으며, 이번 인사로 삼성전자 DX부문 투자 등 재무 전략 업무를 총책임질 것으로 전망된다.
[연합] |
한진만 디바이스솔루션(DS)부문 파운드리사업부장 사장이 맡았던 미주총괄(DSA) 자리는 현재 DSA 담당 임원으로 있는 조상연 부사장이 이어받는다. 1999년 삼성전자에 엔지니어로 입사한 조 부사장은 2004년 피츠버그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로 옮긴 후 2012년 다시 삼성전자에 합류하는 등 기업과 대학을 오가며 전문성을 쌓은 인물이다. 메모리사업부 전략마케팅팀 부장과 반도체연구소 SW센터장, 메모리 설루션 개발실 부사장 등을 역임했으며, 올해 2월부터 미국법인으로 이동, 반도체 고객사와의 계약 등을 담당하고 있다.
미국은 엔비디아, AMD, 퀄컴,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빅테크들이 위치한 AI 반도체 시장의 최전선이다.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성능 AI용 메모리 판매 확대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 고객사 부족으로 난항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에게 가장 중요한 격전지인 셈이다. 조 부사장은 트럼프 2기 출범 등에 대비한 대미 전략을 짜고, 미국 빅테크 기업들과의 네트워크 강화 및 파운드리 고객사 확대 등 여러 과제를 안게 될 전망이다.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 부문은 AI 센터를 신설해 AI 관련 기능을 한데 모았다. 기존에 DS 부문의 최고정보책임자(CIO) 조직으로 자율 생산 체계, AI·데이터 활용 기술 등을 담당하던 혁신센터 등을 재편한 조직이다. 신임 AI센터장은 송용호 메모리사업부 설루션개발실장 부사장이 맡는다.
DS부문은 D램 개발실의 설계 역량도 강화했다. 기존에는 설계팀, 3개의 설계그룹, 선행개발팀으로 이뤄져있었지만 여기에 설계그룹을 하나 추가해 총 4개로 늘렸다. 앞서 전영현 DS부문장 부회장은 HBM 시장에서의 부진 원인이 D램 설계 단계부터 있다고 보고 기술 재검토를 주문한 바 있다. 이번 조직 강화로 D램 설계 기술에서 근원적 경쟁력 확보에 나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한편, 실적이 부진한 시스템LSI사업부는 일부 실을 없애며 조직 슬림화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삼성전자는 이날 조직 개편을 마무리한 데 이어 이달 중순 글로벌 전략회의를 열어 내년 사업계획을 논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