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재판 공개해라”…‘50명에게 성폭행’ 70대女, FT ‘영향력 여성 25명’ 포함

“여성들은 당신에게 고마워요 지젤” 벽화 앞에 선 지젤 펠리코. [AFP 연합뉴스]


[헤럴드경제=장연주 기자] 자신을 성폭행한 남성 수십명에 대한 재판을 공개하라고 요구한 프랑스 70대 여성이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의 ‘올해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25인’에 선정됐다.

FT는 6일(현지시간) “오늘날 우리가 사는 세상을 새로 만들고 있는 여성들”이라며 기자와 독자들, 각계 지도자들과 협의해 명단을 발표했다.

성폭행 피해 여성 지젤 펠리코(72)는 프랑스 사회를 뒤흔든 성폭행 사건의 피해자다.

그의 남편인 도미니크 펠리코는 10년간 지젤에게 약물을 먹이고 인터넷으로 모집한 남성 50명을 집으로 불러 지젤을 성폭행하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지젤은 부끄러움은 피해자가 아닌 가해자의 몫이어야 한다며 공개 재판을 요구하고 세상에 목소리를 냈다.

전세계 문화뿐 아니라 사회, 경제적 파급효과를 일으킨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도 이 명단에 포함됐다.

또 히트 앨범으로 ‘브랫’(Brat)이라는 단어를 긍정적인 뜻으로 바꿨다고 평가받는 영국 팝스타 찰리 XCX, 올해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받은 할리우드 배우 에마 스톤 등이 ‘크리에이터’ 부문에 묶여 소개됐다.

셰릴 샌드버그 전 메타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스위프트에 대한 추천사에서 “테일러는 성공의 최고 정점에 오르기 위해 ‘그 남자’(The Man)가 될 필요는 없음을 입증했다”며 “그녀는 자기 자신으로 존재함으로써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가자지구의 참상을 알린 영상 블로거 비산 오우다, 러시아 반체제 인사 알렉세이 나발니의 부인 율리아 나발나야, 미국 체조선수 시몬 바일스, 안 이달고 파리시장 등은 ‘영웅’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지도자’ 부문에는 마르그레테 베스타게르 유럽연합(EU) 경쟁 담당 집행위원,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 레이철 리브스 영국 재무장관, 인공지능(AI)칩 제조업체 AMD의 첫 여성 최고경영자(CEO) 리사 수, ‘AI의 대모’라는 별명으로 불리는 페이페이 리 스탠퍼드대 교수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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