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중 고점 기준 약 2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아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의 폐기로 불확실성이 확대되며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30원대를 돌파한 9일 서울 중구 명동거리 환전소에 원/달러 환율 등이 표시돼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폐기된 이후 첫 거래일인 9일 환율이 1440원대를 위협하는 수준까지 치솟았다. 정치 불확실성이 극도로 커지면서 원화 가치 폭락이 계속되는 모양새다.
이날 서울외국환중개에 따르면 환율은 오후 3시 30분 기준 전 거래일 종가(1419.2원)보다 17.8원 오른 1437.0원을 기록했다. 주간 종가 기준으로 지난 2022년 10월 24일(1439.7원) 이후 약 2년 1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환율은 역외 환율을 반영해 전 거래일 종가보다 6.8원 오른 1426.0원에 시작했다. 이날(전 거래일) 새벽 2시 마감가(1423.0원) 기준으로는 3.0원 상승한 수준이다.
오전부터 환율은 가파른 상승세를 나타냈다. 개장 직후 환율은 1430원으로 올라섰다. 이후 한 때 1430원선에서 공방을 벌였으나, 결국 돌파했다. 11시 41분께엔 1438.3원을 기록했다. 장중 고점 기준으로 지난 2022년 10월 25일(1444.2원) 이후 약 2년 1개월 만에 가장 높다.
3일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에 이어 7일 탄핵안이 정족수 미달로 폐기되면서 불확실성이 증폭되는 분위기다. 야당은 가결될 때까지 매주 탄핵안을 상정하겠다고 예고했으며, 이번 주에도 탄핵안을 발의하고 14일 표결에 부치겠다고 밝혔다.
시장은 정국 불안을 이유로 원화를 위험자산으로 분류하고 회피하고 있다. 장중 외환당국은 매도 개입을 비롯 적극적인 유동성 공급 조치를 실시한 것으로 보이나, 환율 상승을 억제하진 못했다.
전문가들은 이에 환율 상단을 열어둬야 한다고 분석했다. 당분간 원화 회피 심리가 고조하면서 환율 상승세가 계속되리란 분석이다.
민경원 우리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일련의 사태가 원화 가치 추락으로 이어질 악재라고 진단해 단기적으로 상단을 1450원으로 상향 조정했다”며 “1분기와 2분기 전망치를 20원씩 일괄적으로 높이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이주원 대신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정치 불확실성이 완화되기 전까지 환율은 높은 레벨에서 변동성이 큰 모습을 지속할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