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중고생 4000명 단체 결석 ‘초유의 사태’…일본에 무슨 일이

충격적인 칼부림 사건이 발생한 일본 후쿠오카현 기타큐슈시에서 초중고 학생들 4000여명이 단체 결석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FBS 후쿠오카 방송 화면 갈무리]


[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일본의 한 패스트푸드점에서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벌어져 일본 열도가 불안에 떨고 있다. 범인이 흉기를 들고 도주한 뒤 잡히지 않자 인근 지역의 초중고 학생 수천명이 단체 결석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지난 16일 일본 FBS 후쿠오카 방송 등에 따르면 사건 이틀 뒤인 이날, 흉기 난동이 벌어진 후쿠오카현 기타큐슈시에 있는 초중고 학교에서 학생 4200여 명이 결석했다. 또 다음 날인 17일에도 2100명이 넘는 학생들이 ‘사건에 대한 불안’ 등을 이유로 등교하지 않았다.

학교 주변에서 헬리콥터가 비행하며 경계를 서는 가운데 간신히 학교에 온 학생들도 대부분 학부모의 차량을 타고 등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학생은 “집도 가깝기 때문에 무섭다”며 “붙잡히지 않는 것이 굉장히 불안하다”고 호소했다.

지난 14일 맥도날드 매장에서 흉기 난동을 벌인 괴한은 아직까지 잡히지 않은 상태다. 가해 남성은 키 170㎝에 40세로 추정되고 범행 당시 회색 상의와 검은색 바지를 입고 있던 것으로 전해진다. 또 흉기가 현장에서 발견되지 않아 무기를 소지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그는 매장에 들어서자마자 키오스크 줄 맨 뒤에 서 있던 여학생과 남학생에게 흉기를 휘두른 뒤 달아났다. 범행에서 도주까지 걸린 시간은 30초 남짓. 목격자들은 “범행이 너무 빨라 모두가 어찌할 줄 몰랐다”고 증언했다.

여학생은 복부를 찔려 병원으로 긴급 이송됐으나 과다출혈로 사망했다. 남학생은 허리 부근을 찔려 부상을 입었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상태로 알려졌다. 남학생은 경찰 조사에서 “범인을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고 진술했다.

사고가 발생한 맥도날드 점포는 학교와 학원이 밀집한 지역에 위치해 학생들이 자주 방문하는 장소였다고 한다. 피해 학생들은 학원 수업을 마치고 간단히 햄버거를 사 먹으려다 변을 당한 것으로 확인됐다.

맥도날드 지점 앞에는 숨진 여학생을 추모하는 시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매장 앞에는 꽃다발과 편지, 간식 등이 놓였다. 한 시민은 “이렇게 어린 학생이 희생되었다는 사실이 가슴 아프다”며 애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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