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 올해 ‘사상최고치’ 경신 57회
“변동성 클땐 안전한 ‘지수투자’ 추구
美증시 우상향 전망, 고배당ETF 관심”
“미국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가 올해 들어서만 57번의 ‘사상 최고’ 기록을 경신했습니다. 최근 10년간 상승률도 195.5%에 이르죠. 하지만, 이 기간에도 미 증시가 상승한 날의 비중은 53.8%에 불과합니다. 변동성에 대비하며 장기적 트렌드를 추구해야하는 이유입니다.”
지난 12일 서울 영등포구 TP타워에서 헤럴드경제와 만난 박근배(사진) 신한투자증권 투자상품솔루션부 상무는 변동성이 큰 현재와 같은 상황일수록 ‘지수 투자’란 비교적 안전한 투자 방법이 더 빛날 때라고 강조했다.
박 상무는 신한금융그룹 자산관리 전문가 그룹인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의 일원으로 활약 중이다. 그룹 내에서 그는 고객별 포트폴리오를 점검·관리하며 자산관리전략을 수립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그는 내년 투자 전략 키워드는 ‘균형’과 ‘다각화’라고 했다. ‘균형’이란 ▷원화(貨)와 미 달러 자산 ▷주식과 채권의 균형을 의미한다. 이어 ‘다각화’는 금융시장의 변동성 확대를 대비한 금(金)·미국 리츠·사모 대출와 같은 대안자산의 포트폴리오 편입이란 게 박 상무의 설명이다. 그는 “이 자산들의 경우 주식시장과 상대적으로 상관관계가 낮아 포트폴리오 안정에 큰 도움이 된다”면서 “무엇보다 현재의 불확실성에 따른 ‘단기 테마 투자’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단기 회복 가능한 정치적 불확실성···정치테마주 경계해야”=박 상무는 “주식시장이 제일 싫어하는 건 불확실성”이라며 현재 국정 상황과 관련해 “단기적으로 급락한 국내 증시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줄어들면 일정 부분 단기 회복은 가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 상무는 ‘정치 테마주’만큼은 반드시 피해야한다고 짚었다. 그는 “지수 자체가 하락한 상황인 만큼, 밸류에이션이 없는 정책 관련주 등 특정 종목 위주의 단기 열풍을 쫓기보다는 지수 투자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차라리 가격 조정폭이 컸던 우량주를 담을 기회로 현 상황을 활용해야 한다”고 전했다.
변화무쌍한 국내 이슈도 중요하지만, 내년도 투자 전략을 수립하기 위해선 주요 2개국(G2, 미국과 중국)에 주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이후 미국의 정책 방향과 중국의 부양책 규모를 확인하는 게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란 의미다.
박 상무는 “중국의 부양정책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올 경우, 중국에 대한 수출 비중이 높은 ‘경기 민감주’ 투자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미국 시장과 관련해선 ▷관세 인상 ▷확장 재정 정책 ▷이민 제한 정책에 주목해야 한다고 봤다. 해당 정책들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어 “확장재정은 (증시엔) 긍정적인 요인이지만, 완전고용에 가까운 현재 상황에선 구축효과로 인해 경기 부양보다는 인플레이션만 자극할 우려가 크다”고 봤다.
▶“美 증시 우상향 이어질 것···고배당 ETF에 쏠리는 관심”=박 상무는 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인공지능(AI) 산업의 성장으로 미 증시의 상승세는 유지될 것으로 전망한다.
그는 “이미 주가 수준이 급등한 탓에 밸류에이션 부담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있지만, 기준금리를 재차 인상하는 통화 정책의 전환 등 극단적인 상황이 오지 않는 한 급격한 하락 가능성은 없을 것 같다”면서 “정책적 노이즈에 따른 변동성 환경은 언제든지 나타날 수 있어 지수 자체의 우상향 추세가 이어질 것을 염두에 둔 포트폴리오 구성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불거진 ‘AI 거품론’의 경우, 잘 활용해 투자 전략을 세울 때 오히려 수익을 창출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릴 것으로 박 상무는 내다봤다. 그는 “과도한 투자 대비 수익성이 부진했던 2000년대 초 인터넷 버블과는 달리, AI산업은 지속적으로 발전하며 수익 창출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며 “과거 발생했던 ‘닷컴 버블’ 탓에 상상력을 제한함으로써 AI 산업 발전 국면에서 추가적으로 얻을 수 있는 투자 기회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정책과 경기 측면에서 금융 섹터가 긍정적이라고 전망했다. 양호한 경기 국면에서 대출 수요는 증가하고 대손 비용은 축소되면서 이익 성장이 이어질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경기민감 소비재에 대한 투자자 선호도 높아질 것으로 봤다.
박 상무는 고배당 ETF에 대한 투자 중요성을 설명하면서 ‘서학개미(미국 주식 소액 개인 투자자)’로부터 가장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상장지수펀드(ETF), 일명 ‘슈드(SCHD, Schwab US Dividend Equity ETF)’를 예시로 들며 자세히 설명했다. 그의 설명에 따르면 약 7억5000만달러(1조500억원) 규모의 순유입액을 기록한 슈드가 올해 가장 인기가 많았던 미 증시 상장 ETF였다.
슈드는 미 최대 증권사 ‘찰스 슈왑’이 고배당 기업 약 100곳에 투자하는 ETF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를 추종한다. 해당 ETF의 인기는 연간 3.6%란 높은 배당 수익률에서 나온다는 게 박 상무의 설명이다. S&P500 지수의 평균 배당수익률은 연(年) 1.2% 수준이다.
▶“요즘 포트폴리오 대세는 ‘연금’···세대별 접근 필요”=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투자상품솔루션부에서 최근 가장 중점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는 부문은 ‘연금’이란게 박 상무의 설명이다.
고령화 시대로 접어들며 자산관리 측면에서 연금에 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쥐꼬리 수익률’에 대한 지적이 이어지면서, 최근 퇴직 연금 가입자들 사이에선 ETF를 활용해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전략 탐색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박 상무는 세대별 월배당 ETF 전략을 강조했다. 그는 “연금 개시를 앞두고 있거나, 월 단위 소득이 중요한 분들은 목표로 하는 분배율을 감안한 월배당 ETF를 활용하면 된다”면서도 “젊은 세대의 경우 장기적 자산 증식을 위해 월배당보다는 토탈리턴(TR) ETF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