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도 한 번에 1천만원?” 인기 꺾인 ‘효자템’…270만원까지 내렸다

서울 강남구 바디프랜드 본사에 있는 헬스케어 로봇(안마의자) 제품과 신규 브랜드 ‘파밀레’ 마사지 가구. 김광우 기자.


[헤럴드경제=김광우 기자] 한때 대표적인 ‘효자템’으로 인기를 끌던 안마의자 시장이 주춤하고 있다.

가격 부담이 크고, 시간이 지나면 불용품이 되기 쉽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업계 분위기도 바뀌고 있다. 가격을 낮추고, 가구처럼 배치할 수 있는 디자인을 모색한 것도 그 일환이다.

가구 같은데 마사지 기능도…가격 부담은 뚝↓


서울 강남구 바디프랜드 본사에 전시된 ‘파밀레’ 마사지 가구. 김광우 기자.


19일 헬스케어 로봇 기업 바디프랜드는 가구 브랜드 ‘파밀레(FAMILLE)’를 공식 출범하고, 1인용 마사지 소파 제품을 선보였다. 바디프랜드는 해당 브랜드를 통해 소파, 침대 등 가구에 기존 마사지 기술을 더한 ‘마사지 가구’ 제품군을 출시한다는 계획이다.

파밀레는 바디프랜드의 주요 제품인 헬스케어 로봇(안마의자)과는 달리 ‘가구’로써의 역할이 우선시 된 브랜드다. 마사지 기능이 없는 가구들과 크기가 유사한 게 특징이다. 디자인에서도 ‘마사지 기능’ 두드러지지 않아 일반 가구처럼 활용할 수 있다.

서울 강남구 바디프랜드 본사에서 한 직원이 ‘파밀레’ 마사지 가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광우 기자.


무엇보다 안마의자보다 저렴하다. 이날 출시된 1인용 소파 ‘파밀레S’와 ‘파밀레C’의 가격(정가)은 각각 270만원, 290만원으로 책정됐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프리미엄 안마의자 가격은 기능에 따라 최대 1000만원에 달한다. 가구로서 사용할 수 있는 점까지 고려하면, 안마의자에 비해 부담이 덜한 셈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바디프랜드가 마사지 가구 제품이 아닌, ‘브랜드’를 출시한 것에 주목하고 있다. 브랜드 유지를 위해서는 비슷한 특성의 제품들을 지속해서 출시해야 하기 때문이다. 실제 바디프랜드는 의자에 이어 내년 중 침대에 마사지 기능을 결합한 제품을 내놓는 등 지속해서 제품 개발을 이어갈 계획이다.

“좋지만 너무 비싸” 판매 전략도 ‘가성비’로


서울 강남구 바디프랜드 본사에 전시된 헬스케어 로봇(안마의자) 제품. 김광우 기자.


바디프랜드가 이같은 노선을 택한 것은 최근 안마의자 수요가 줄어든 것과 관련이 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바디프랜드 매출액은 4196억원으로 지난 2021년(6110억원)과 비교해 크게 줄었다. 업계 1위 세라젬 매출액도 같은 기간 6670억원에서 5846억원으로 감소했다.

고금리·고물가 등 영향으로 소비 부진이 시작되며, 비교적 고가의 내구재 제품 수요가 줄어든 영향이다.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높아진 만큼, 더 저렴하고 활용도 높은 제품을 마련해 고객을 유치하겠다는 결론을 내린 셈이다.

생활가전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가 확산하며 내구재 수요가 급증했는데, 이후부터는 시장이 다소 위축된 게 사실”이라며 “교체 주기도 짧지 않고, 가격대가 있다 보니 판매가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강남구 바디프랜드 본사에 전시된 ‘파밀레’ 마사지 가구. 김광우 기자.


바디프랜드 내부에서도 전략 변화로 인해 매출 ‘반등’이 나타날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바디프랜드가 출시한 ‘파밀레’ 의자 2종의 판매 목표는 1만2000~1만5000대 수준이다. 매출액으로 환산하면 400억원. 지난해 바디프랜드 매출액(4197억원)의 10% 수준에 달한다.

이같은 현상은 바디프랜드에만 국한하지 않는다. 코웨이는 지난 2022년 기존 자사 제품 대비 약 47% 작은 소형 안마의자를 출시한 이후 관련 제품군을 확대하고 있다. 업계 1위 세라젬도 ‘가구형 안마의자’ 파우제 제품군을 강화해, 관련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한편 바디프랜드가 마사지 가구 제품 라인을 강화하며, 주력으로 판매하는 안마의자(헬스케어 로봇) 수요층을 흡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에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확장된 공간 개념 속에서 마사지 경험을 더 늘리겠다는 취지로 개발된 제품”이라며 “경험하다 보면 더 좋은 마사지를 찾게 될 거고, 결국 안마의자 제품을 구매하는 데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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