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유업 운영 상하농원 딸기 수확 체험기
전북 고창에 6만평 규모 ‘농촌형 테마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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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하농원 스마트팜에서 재배 중인 설향 딸기. 전새날 기자 |
[헤럴드경제(고창)=전새날 기자] 거대한 비닐하우스 안으로 들어서자 금세 진한 딸기 향이 느껴졌다. 일렬로 뻗은 줄기에는 아직 초록빛의 딸기와 완전히 익어 빨간 딸기들이 알알이 달려있었다. 검지와 중지를 브이(V)자로 만들어 꼭지 위로 넣은 뒤 아래로 당기며 딸기를 수확하기 시작했다. 갓 따낸 싱싱한 딸기를 한입에 먹어보니 과육이 달콤했다.
지난 13일 찾은 전북 고창의 상하농원. 상하농원은 이달 1일부터 내년 5월 11일까지 다양한 겨울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상하농원의 농가 보급형 스마트팜에서 진행되는 딸기 수확 체험이 한창이다. 상하농원 관계자는 “딸기 체험이 인기가 많아 재배 비닐하우스를 추가로 확대했다”라며 “현재 체험이 진행 중인 설향 딸기는 4개 동”이라고 설명했다.
본래 딸기는 초여름이 제철인 과채류다. 하지만 비닐하우스와 같은 시설원예가 널리 보급되면서 지금은 겨울부터 봄까지 쉽게 맛볼 수 있다. 특히 스마트팜 기술을 딸기 재배에 본격적으로 적용하면서 노동력은 줄고 생산량은 늘어나는 효과를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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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에서 딸기를 재배하고 있는 비닐하우스. 전새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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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기를 재배 중인 비닐하우스 내부. 전새날 기자 |
스마트팜의 딸기는 모종이 자라면 흰 딸기꽃이 피어난다. 이후 튼튼한 과육을 위해 겉잎과 런너(기는 줄기)를 잘라주는 과정을 거친다. 호박벌은 스마트팜을 날아다니며 꿀을 따고 딸기 수정도 시키며 자연수분 작업을 한다. 꽃잎이 서서히 떨어지고, 꽃받침에 씨앗만 보이는 작은 열매가 맺히게 된다. 점점 딸기는 크게 자라고 씨앗 간격이 넓어지면서 자리를 잡은 후 빨갛게 익는다.
농가보급형 스마트팜은 지역 농가와 고창의 특산물 품질향상과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상하농원이 시범적으로 도입했다. 스마트팜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최적의 생육환경을 조성한다. 사계절 내내 작물을 재배할 수 있다. 작물 생육환경을 실시간으로 관찰할 뿐만 아니라 물과 양분 주기를 원격으로 제어한다. 온도와 습도를 측정하고 자동 햇빛과 환기 조절도 할 수 있다.
재배까지는 약 두 달이 걸린다. 이날 수확한 설향 딸기는 매향 종을 개량한 국산 품종이었다. 단단하고 당도가 높으며 부드러운 식감과 달콤한 향이 났다. 상하농원 관계자는 “9월 말쯤 심어 오늘로 81일째 된 딸기”라며 “온도와 습도를 제어한 환경에서 하루 10번 정도 설정값에 따라 호스를 통해 영양분을 공급하는 양액재배를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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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스에서 설정값에 따라 영양분이 공급되는 양액재배 모습. 전새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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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에서 재배 중인 딸기. 전새날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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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팜에서 수확한 설향 딸기. 전새날 기자 |
딸기 수확 체험이 진행 중인 상하농원은 전북 고창군 상하면에 9만9173㎡(약 3만평) 대지에 조성된 농어촌 테마공원이다. 농림축산식품부와 고창군, 매일유업의 공동 투자로 조성돼 지난 2016년 공식 개장했다.
‘짓다, 놀다, 먹다’라는 콘셉트로 조성돼 공방과 체험 교실부터 농원상회, 파머스마켓, 동물농장까지 다양한 콘텐츠가 있다. 2020년 6월에는 파머스빌리지 수영장을 개장했다. 2020년 9월에는 참나무숲에 파머스빌리지 스파를 열었다.
상하농원 내 파머스마켓, 공방, 레스토랑에서 사용되는 일부 식자재는 고창 지역 주민들이 직접 생산한 신선한 농축산물과 각종 특산물로 채워진다. 상하농원은 고창지역의 농민, 어민, 축산민들과 지속해서 교류하며 새로운 식원료를 발굴하고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또 상하농원을 찾는 방문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체험교실을 통해 건강한 먹거리와 자연의 선순환 구조를 알려준다. 도시와 농촌, 소비자와 생산자가 상생하는 6차산업 모델의 성공적 사례로 자리 잡고 있다.
6차산업은 농·축·수산업(1차산업), 제조업(2차산업), 서비스업(3차산업)이 복합된 산업구조다. 농촌의 다양한 자원을 활용해 농가 소득과 일자리 증대, 지역 경제 활성화 등의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농산물의 생산부터 가공, 유통, 서비스까지 모든 활동이 한 곳에서 이뤄진다.
상하농원은 체험교실에서 식재료로 빵, 소시지 등을 직접 만들며 그 과정을 경험하고, 먹거리의 소중함을 배울 수 있는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