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올해 AI·양자컴퓨터 국가 전략산업
AI에 이은 주목할 테마… ETF 상품 신설
다만 비용상 문제, 상용화 시점 발목
증권가 변동성 낮추는 ETF 상품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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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양자컴퓨터가 인공지능(AI) 기술 발전 정체를 해결할 도구로 평가받으면서 투자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다만 양자컴퓨터에 대한 관심이 초기 단계인데다 비용 문제 등이 남아 주의가 필요하다. 증권가에서는 차기 테마로서 양자컴퓨팅에 투자하면서 변동성을 낮추는 상장지수펀드(ETF)를 권고한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OSEF 미국양자컴퓨팅’ ETF는 전날 기준 일주일 만에 360억원이 유입됐다. 국내 주식형 ETF 670개 중 전체 14위 규모다. 해당 상품은 양자컴퓨팅 산업을 주도하는 미국 기업 20개 종목에 투자한다. 전날 기준 아이온큐(28.44%), 마벨 테크놀로지 그룹(9.38%), 허니웰 인터내셔널(6.52%), 엔비디아(6.20%) 등 순으로 담고 있다. 지난 17일 국내 최초로 양자컴퓨팅 ETF로 상장된 후 5분만에 상장 물량 75만주(약 75억원)가 모두 소진됐다.
양자컴퓨터는 슈퍼컴퓨터를 능가하는 초고속 연산을 할 수 있어 ‘궁극의 컴퓨터’로 불린다. 슈퍼컴퓨터를 포함한 기존 컴퓨터는 0 또는 1 중 하나의 값만을 표현할 수 있는 비트(Bit)로 정보를 처리한다. 양자컴퓨터는 0과 1의 상태를 동시에 가질 수 있는 큐비트(Qubit)로 연산한다. 큐비트를 활용하면 수많은 경우의 수를 동시에 표현하고 연산 횟수를 줄여 빠르게 최적의 답을 찾을 수 있다. AI 시장이 커질수록 결국 막대한 계산량을 처리할 수 있는 양자컴퓨팅 기술 발전이 필요하다는 인식이 커지고 있다. 올해 미국 정책 당국은 AI와 양자컴퓨터 분야를 국가 전략 산업으로 지정했고, 유엔(UN)도 내년을 ‘세계 양자기술의 해’로 지정했다.
빅테크들도 양자컴퓨터 투자를 시작했다. 앞서 구글은 지난 9일(현지시간) 슈퍼컴퓨터가 10셉틸리언(10의24제곱)년 걸리는 문제를 5분만에 풀어내는 양자컴퓨터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IBM은 지난달 신형 양자칩 ‘퀀텀 헤론’을 공개했다. 2021년 출시된 127큐비트급 제품과 비교해 동일 연산 작업 시간을 112시간에서 2.2시간으로 대폭 단축한 제품이다.
증권가에서는 양저컴퓨팅 관련 종목들이 강세를 보일 수 있지만 상용화는 2030년께를 예상한다. 장비 하나당 수십억 원에 달하는데다 유지비용도 비싸다. 하드웨어 개선과 구현상의 어려움도 꼽힌다. 박우열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양자역학에 대해서는 과학자들끼리도 합의가 끝나지 않았고 직관으로 이해할 수 없는 어려운 개념임에도 투자자들은 이미 수용하고 있다”며 “개별 양자 기업들의 연율화 변동성은 90% 수준으로, 고위험성으로 알려진 원유나 크립토 투자도 50% 수준임을 감안하면 그보다도 위험하다. 따라서 ETF를 활용한 바스켓 투자로 변동성을 줄이는 것을 권고한다”고 했다.
보스턴 컨설팅 그룹에 따르면 국가 지원, 민간 경쟁력, 인적 자원 등 종합적 관점에서 양자컴퓨팅 분야 국가 경쟁력 1위는 미국이다. 대표주는 미국기업 아이온큐다. 2015년 설립돼 양자 컴퓨터를 세계 최초로 상용화해 판매하고 있다. 현재 국내 ETF 가운데 아이온큐를 담은 ETF는 KODEX 미국서학개미, TIMEPOLIO 글로벌AI인공지능액티브, KOACT 글로벌AI&로봇액티브가 있다. 디웨이브(QBTS)와 리케티 컴퓨팅(RGTI)도 양자컴퓨팅 관련 기업이다.
미국 ETF 중에서 아이온큐 비중(약 4%)이 가장 큰 ETF는 ‘Definance Quantum’ ETF(QTUM)다. 이 상품은 양자 컴퓨팅 기업인 아이온큐, 리게티 컴퓨팅, 디웨이브 퀀텀 등이 있다. QTUM는 전날 기준 올해 54.43% 상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