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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한지숙 기자] 술자리에서 처음 만난 남성을 폭행해 1년 뒤 합병증으로 숨지게 한 50대가 2심에서 감형돼 집행유예를 선고 받았다. 폭행 직후 가해자가 병원에 가자고 권유했는데도 피해자가 이를 거부해 벌어진 일이란 게 2심 재판부의 판단이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부산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박준용)는 이날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된 A씨에게 징역 2년을 선고한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징역 2년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법원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A씨는 2022년 7월 8일 밤 부산 한 술집에서 50대 B씨와 합석해 술을 마시던 중 말다툼을 벌였다.

A씨는 주먹으로 B씨 왼쪽 눈 부위를 한 차례 때려 뇌출혈 등 중태에 빠트렸다. B씨는 1년 뒤 합병증인 폐렴으로 인해 숨졌다.

이 일로 재판에 넘겨진 A씨는 폭행한 사실은 인정했지만, 피해자가 치료를 거부했고 1년가량 치료 중 사망해 폭행과 사망 사이 인과 관계가 없다고 주장했다.

1심은 “A씨 폭행이 피해자를 사망하게 한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뇌출혈 등이 발생했고 치료과정에서 직접 사인인 폐렴이 유발된 이상 인과관계를 부정할 수 없다”며 징역 2년을 선고했다.

A씨가 형량이 너무 무겁다고 항소한 2심 판단은 조금 달랐다.

항소심 재판부는 “A씨가 폭행 후 피해자에게 여러 차례 구급차를 이용해 병원에 가보거나 아니면 함께 택시를 타고 병원에 가자고 권유했다”며 “하지만 피해자가 이를 거부하고 혼자 귀가하다가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졌고 장기간 치료 중 숨졌는데 피해자 사망 원인이 된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항소심에서 유족과 원만히 합의한 점, 앞서 두 차례 벌금형 이외에는 처벌받은 전력이 없는 점 등을 고려했다”고 감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