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0일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한 희생자의 친구들이 눈물을 흘리고 있다. [연합뉴스] |
[헤럴드경제=최원혁 기자] 전남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 인근에 희생자들을 위한 합동분향소가 마련돼 조문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30일 광주 동구 5·18 민주광장에 마련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는 여중생들의 울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이번 참사로 변을 당한 중학교 3학년 A양의 소꿉친구 5명은 친구를 먼저 떠나보내야 한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는다는 듯 여러 번이고 흐느꼈다.
합동분향소에 헌화·묵념하는 것으로 3년 지기 친구를 기렸지만 연락해도 닿지 않는 휴대전화 메시지에 닭똥 같은 눈물을 흘렸다.
한참 동안 분향소를 서성이던 이들은 A양과 다른 반이지만 같은 고등학교 진학을 앞둔 죽마고우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두 달 후 열리는 졸업식에서 6명이 모여 단체 사진을 함께 찍자는 A양과의 약속을 지킬 수 없게 돼 안타까워했다.
A양의 친구 김모(16) 양은 “중학교도 같이 졸업하고 졸업사진도 같이 찍기로 했다”며 “당연하게 생각했던 사소한 일상들이 한순간 무너져 내린 것만 같다”며 울먹였다.
일면식은 없지만 희생자들의 저마다 기구한 사연을 접한 시민들도 합동분향소를 찾았다.
건네받은 국화꽃 한송이를 헌화했고 두 눈을 감은 채 희생자들의 넋을 기렸다.
31일 오전 전남 무안군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현장에서 유가족들이 현장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
앞서 지난 29일 전남 무안국제공항 활주로에서 태국 방콕발 제주항공 7C2216편 여객기가 동체 비상착륙 중 공항 외벽 담장에 충돌한 뒤 폭발하는 참사가 벌어졌다.
해당 여객기에는 승객 175명과 승무원 6명 등 총 181명이 타고 있었고 태국인 2명을 제외하고는 모두 한국인 승객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사고로 승무원 2명을 제외한 나머지 탑승객 179명이 전원 사망했다. 이에 정부는 전남 무안군을 특별 재난 지역으로 선포했으며 내년 1월4일까지 7일 동안을 국가 애도 기간으로 지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