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연합] |
[헤럴드경제=김빛나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31일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체포영장에 침묵하며 칩거를 이어갔다.
윤 대통령은 변호인을 통해 “수사 권한이 없는 기관에서 청구한 영장은 불법”이라며 집행에 응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또 대통령경호처도 “체포영장 집행 관련 사항은 적법한 절차에 따라 경호 조치가 이뤄질 것”이라는 짤막한 언론 공지를 냈을 뿐이다.
윤 대통령의 모습과 육성이 공개된 것은 지난 14일 국회의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영상을 통해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공개한 게 마지막이었다. 그날 이후 현재까지 한남동 관저에서 머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게 윤 대통령은 수사 권한과 방식 등을 문제 삼으며 조사에 불응한 채 칩거 모드를 이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대체적이다.
윤 대통령 측 역시 수사기관 권한, 헌법재판소 구성 등 쟁점이 어느 정도 정리돼야 수사와 재판에 직접 응할 수 있다는 의사를 표명한 만큼 윤 대통령이 직접 나서는 데는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
법원이 ‘12·3 비상계엄 사태’로 내란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을 발부한 가운데 31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가 통제되고 있다. <연합뉴스> |
현재로서는 윤 대통령이 관저 밖으로 나왔다가 긴급 체포될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경호처와 영장 집행 기관이 물리적 충돌을 빚을 우려도 제기된다.
윤 대통령이 탄핵 심판 및 수사 절차에 전혀 응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는 최근 소셜 미디어를 통해 애도의 뜻을 표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 29일 저녁 페이스북을 통해 “정부에서 사고 수습과 피해자 지원에 최선을 다해주실 것으로 믿는다”며 “어려운 상황을 하루빨리 극복할 수 있도록 저도 국민 여러분과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야당은 윤 대통령이 국민적 슬픔에 편승해 내란 혐의 수사에서 눈을 돌리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법원이 ‘12·3 비상계엄 사태’로 내란 혐의를 받는 윤석열 대통령 체포영장을 발부한 가운데 31일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입구에 경찰이 경계근무를 서고 있다. <연합뉴스> |
조국혁신당 김선민 대표 권한대행은 전날 전남도당에서 개최한 최고위원회의에서 “윤 대통령이 페이스북에 글을 쓴 날은 공수처의 세 번째 소환 통보에 불응한 바로 그날이었다”며 “그 입 닫고 수사나 제대로 받으라”고 말했다.
김 권한대행은 “윤석열과 대통령실은 이태원 참사 때는 검은 리본에 ‘근조’ 글씨도 못쓰게 했다”며 “‘국민과 함께하겠다’는 말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