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금 안내면 피같은 코인 뺏긴다” 서울시 추심 계좌 열었다 [세상&]

업비트에 법인계좌·지갑 개설해 추심


비트코인. [로이터]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 서울시가 고액 체납자의 가상자산 추심을 위해 지자체 중 처음으로 가상자산 거래소의 법인계좌를 개설했다. 추심은 압류한 자산을 지자체와 세무 당국 등의 계좌로 가져오는 것을 뜻한다.

2일 헤럴드경제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시는 두나무가 운영하는 업비트에 가상 자산 법인 계좌와 지갑을 개설하고 같은해 10월부터 본격적인 추심에 들어갔다. 시는 10월부터 12월까지 고액체납자 10명의 가상자산 계좌에서 1900만원 상당을 실제로 추심했다. 그 전까지는 가상자산의 추심 실적은 없다.

서울시는 2021년 4월 지자체 중 처음으로 고액 체납자의 676명의 가상화폐 251억원(당시 평가금액)을 압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시는 체납자에게는 체납세금 납부를 독려한 뒤, 납부가 없을 경우 압류한 가상화폐를 현재 거래가로 매각한다는 계획이었다. 676명 중 118명이 체납 세금 12억 6000만원을 즉시 자진 납부했다. 세금을 낼테니 가상화폐 매각을 보류해달라는 체납자들의 요청이 잇따르기도 했다.

하지만 절차는 시의 계획대로 진행되지 못했다. 금융당국이 가이드라인를 통해 법인의 가상계좌 개설을 막고 있었기 때문이다. 체납자 스스로가 압류된 가상자산을 현금화하거나 대체 재산을 내놓지 않는 이상, 체납액을 징수할 방법이 마땅치 않았다. 이런 이유로 2022년 이후 가상자산에 대한 압류는 적극적으로 이뤄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후 국세청이 지난 3월 세금 징수를 위한 가상자산 계좌를 개설하면서 서울시 등의 지자체도 압류한 가상자산을 징수할 길이 열렸다.

서울시 관계자는 “두나무 측과 협의를 거쳤다”며 “국세청의 전례를 들어 가상자산 계좌를 개설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두나무 측은 서울시 법인계좌 개설을 위해 금융당국과 논의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2021년 부터 고액 체납자의 대한 가상자산 압류를 실시했지만, 가상자산을 현금화하지 않고 버티는 체납자에게 별도 조치를 취할 수도 없어 징수에 어려움이 있었다. 결국 국세청은 지난해 3월 국세청 명의의 가상자산 계좌를 개설하면서 압류 자산에 대한 현금화 방법을 마련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올해 1월부터 본격적으로 고액체납자에 대한 가상자산에 대한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체납액 징수를 위해 지자체와 세무당국의 법인 계좌가 개설되면서 ‘시장 참여’를 위한 법인 계좌의 개설 허용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금융위는 지자체의 가상자산 계좌 개설 여부 허용에 대해 “가상자산위원회 등을 통하여 관계부처·기관, 민간 전문가, 금융회사의 다양한 의견을 듣고 검토 중에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