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 사기 당하면 어떡해” 빌라 월세 22개월 연속 올랐다

서울 빌라촌 모습. [헤럴드DB]


[헤럴드경제=정주원 기자] 서울의 빌라·오피스텔 월세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다. 전세 사기 여파로 인한 ‘전세기피현상’이 생겼고, 비(非)아파트 공급 물량마저 줄어들면서 월세 상승세는 올해에도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6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서울 연립·다세대주택(빌라) 월세가격지수는 지난해 11월 104.87로 100.84였던 2023년 2월부터 22개월 연속 상승했다. 전셋값도 상승세다. 서울 연립·다세대주택의 전세가격지수는 지난해 11월 96.51로 5월 이후 7개월 연속으로 올랐다.

전세 상승세보다 월세 상승세가 더 두드러진다. 빌라 월세지수가 지난해 11월 기준으로 1년 새 2.3% 오르는 동안 전세지수는 0.6% 상승했다.

오피스텔 월세도 오르고 있다. 오피스텔 월세가격지수는 지난해 11월 101.58로 100.9를 기록한 1월부터 10개월 연속 올랐다. 월세는 작년 1월부터 11월까지 누적으로 1.58% 상승한 반면, 같은 기간 오피스텔 전셋값은 0.2%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전세 사기 이후 나타난 ‘전세의 월세화’ 현상 심화와 공급 부족 문제를 꼽았다.

실제 지난해 1∼11월 전국 비아파트 입주 물량(준공)은 3만8138가구에 그쳐 전년 동기 대비 37.7% 감소했다. 같은 기간 전국 아파트 입주 물량은 36만5770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13% 증가한 것과 비교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전세를 끼고 빌라를 신규 분양하는 형태가 전세 사기 이후 어려워져 전반적으로 비아파트 공급이 부족해졌다”며 “2021∼2022년에는 오피스텔도 전국적으로 연간 준공이 10만실 이상이었으나, 현재는 5만∼6만실가량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비아파트 공급 부족이 이어지면서 올해도 전월세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1∼11월 비아파트 인허가는 3만3583가구로 전년 동기 대비 29.6% 줄었고, 착공은 3만1223가구로 21.6% 감소했다.

김은선 직방 빅데이터실랩장은 “예금 금리가 낮아지는 추세라 임대인도 전세보다는 월세를 선호하는 경향이 커지며 월세가 올라가고 있다”며 “수요 차원에서도 전월세가 매매로 전환되기에는 시장 상황이 불안정하기 때문에 임대로 머무는 수요가 많아지고, 이에 따라 월세 상승세는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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