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미국 캘리포니아주 남부 로스앤젤레스(LA) 산불 진화 작업에 죄수 900여명이 투입돼 논란이 되고 있다.

11일(현지시간) 미국 일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교정갱생부는 죄수 939명이 이번 산불 진압에 투입돼 소방당국을 보조하고 있다고 밝혔다.

죄수들은 화재 저지선을 긋고 불에 타는 물건을 치워 화재 확산을 느리게 하는 역할을 하며, 호스 등 진화 장비는 사용하지 않는다.

캘리포니아주 교정당국은 화재진압 업무에 직접 투입되는 죄수의 경우 하루 일하면 복역 일수를 이틀 줄여주고, 직접 진화작업을 하지 않는 지원인력은 하루 일하면 복역 일수 하루를 줄여준다.

또 죄수들의 일당으로 최대 10.24 달러(1만5645원)를 지급하는데, 긴급상황에서는 시간당 1달러(1470원)를 추가 수당으로 지급한다. 캘리포니아주 최저임금이 시간당 16.50 달러(2만4260원)라는 점을 감안하면 죄수들의 하루 일당이 일반시민이 받는 시급의 60% 수준에 불과한 것이다.

그러나 이 정도는 ‘후한 대접’일 수도 있다.

미국시민자유연맹(ACLU)과 시카고대 법학전문대학원이 2022년에 낸 죄수 노동 보고서에 따르면, 일부 주는 죄수들의 노역 대부분에 대해 아무런 돈을 지급하지 않고 공짜로 일을 시킨다.

미국에서 연방 혹은 주 교도소에 약 120만명의 죄수가 수감돼 있으며 이 중 65% 이상에 해당하는 79만1500여명이 노동을 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 중 80%는 급식, 설거지, 청소, 세탁 등 교도소 운영에 필요한 일을 하지만, 다른 이들은 공공부문이나 민간부문의 다른 일을 하고 있다. 죄수들은 교정당국이 시키는 일을 거부하거나 어떤 일을 할지 선택할 권리가 없다.

한편, 엄청난 규모의 산불에 미국 현지에서는 소방관이 모자란 상황이다. 이에 각국에서 지원의 손길을 보내고 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12일 미국 LA 지역에 소방관 60명과 산불 진화용 항공기 등 진화 장비를 보냈다고 SNS에 밝혔다. 추가로 소방관을 보낼 준비도 하고 있다.

멕시코 정부도 지난 11일 소방관들을 파견했으며,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도 소방관들을 캘리포니아에 파견할 준비를 하고 있으며 150명은 이미 준비를 완료한 상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