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석, 尹 2차체포 집행 임박에 ‘제3 장소’ 제안…尹측도 “공감대” [용산실록]

대통령실 “경찰·공수처와 협의할 준비”
정 실장 “사견” 강조…尹측 “열심히 싸울것”
협의된 건 아니라지만…사전 공감대 형성


대통령실에서 윤석열 대통령 수사를 두고 ‘제 3의 장소’에서의 조사를 검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합]


[헤럴드경제=서정은·문혜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재집행을 하루 앞두고 대통령실이 ‘제3의 장소’ 혹은 ‘방문조사’ 가능성을 열었다. 윤 대통령 측에서도 대통령실의 입장이 “사전조율된 건은 아니다”라면서도 제3 장소 조사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공감대는 형성됐다”고 긍정하는 모양새다. 수사기관과 경호처, 경찰과 시민 간 충돌을 앞둔 가운데 경찰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이에 응할지도 주목된다.

정진석 대통령비서실장은 14일 ‘대국민호소문’에 대해 “말로 하자는 얘기”라며 “대통령이나 변호인들과 사전상의 없이, 그저 절박한 심경에서 잠못 이룬 새벽에 글을 올린 것”이라고 했다. 윤 대통령 측과의 사전 교류는 없었다는 얘기다.

다만 “상식선에서 이런 저런 방안도 있지 않느냐는 것”이라고도 덧붙였다.

이르면 내일 체포영장 집행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다른 선택지를 제시한 것이다. 지난주 윤 대통령이 안전가옥(안가) 등 제3의 장소에서 조사 받을 가능성을 일축한 것과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당시 대통령실 고위관계자는 국민의힘이 윤 대통령에게 제3의 장소, 관저조사 등을 제안할 것이라는 보도에 대해 “가짜”라고 선을 그었었다.

정 실장의 대국민호소문에 윤 대통령 변호인단 측도 “사전조율된 건 아니다”라고 했지만 대안을 찾는 것에 대해서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는 모습이다. 윤 대통령 측도 통화에서 “이제 열심히 싸우겠다”며 전열을 다듬고 있다. 제3장소 조사에 대해서는 “어느정도 (양쪽 간) 공감대가 있었을 것”이라고 여지를 열어뒀다.

이날 정 실장은 대국민호소문을 통해 “대통령실은 경찰 공수처와 협의할 준비가 돼 있다”며 “대통령에 대한 제3의 장소에서의 조사 또는 방문조사 등을 모두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공수처와 경찰은 이르면 15일 윤 대통령 체포 영장을 집행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3일 실패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 1000여명에 달하는 인력 준비를 지시하고 2박 3일에 걸친 장기전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물리적 충돌을 우려한 대통령실이 선택지를 던진 것이다.

정 비서실장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와 경찰이 윤 대통령 체포 영장을 집행하려는 것을 두고 “가장 우려스러운 것은 경찰 병력과 경호처 경호원 사이의 충돌 가능성”이라며 “경찰과 시민이 충돌하는 일이 발생한다면,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비극이 발생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윤 대통령 수사가 다른 방향으로 흘러갈지 주목된다. 최근 지지율 상승으로 대통령실 또한 윤 대통령에 대한 우회적인 지원사격에 보다 적극적으로 응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지율 상승이 최근 정치상황에 대한 피로감 등에서 비롯된 것도 있다고 보고 있다.

“우리가 잘해서는 아닐 수도 있다”는 기류도 상당한만큼 전면적으로 나서는 데에는 부담감을 느끼는 모습도 분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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