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보다 더 참혹…차은경 판사 부상 없다”
경찰·검찰 전담수사팀 마련해 엄정 대응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이 19일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난입한 서울서부지방법원을 방문해 점검을 마친 뒤 취재진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뉴시스] |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19일 새벽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의 무단침입으로 서울서부지방법원이 아수라장이 된 가운데 구속영장을 발부한 차은경 부장판사(사법연수원 30기·57)는 무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19일 천대엽 법원행정처장은 이날 오전 서울서부지법 긴급 현장 점검을 마친 후 언론 브리핑을 통해 “(차 부장판사와)계속해서 접촉하고 있다”며 “판사들에 대한 신변 위협이 없어야 재판을 독립적으로 하고 법치주의가 작동할 수 있다. 판사님들의 신변에 지장이 없도록 여러 조치를 강구하고 있다”고 했다.
차 부장판사가 부상을 입지 않았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현재까지는 그렇다”고 답했다. 지지자들이 서울서부지법에 들어가 차 부장판사를 찾으며 난동을 부렸으나 현장에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차 부장판사에 대해 신변 보호 조치를 취하고 있다.
천 처장은 “TV를 통해 본 것보다 현장이 10배, 20배 참혹하다. 30년간 판사 생활을 하면서 이와 같은 상황은 예상할 수 없었고 일어난 바도 없다”며 “법치주의에 대한 전면적인 부정행위이자 형사상으로도 심각한 중범죄”라고 유감을 표했다.
이어 “비상계엄부터 탄핵 절차에 이르기까지 여론이 많이 분열된 상황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도 “모든 것은 헌법이 정한 사법절차 내에서 해소되어야 우리나라를 지킬 수 있다. 속히 모든 상황이 정상으로 돌아와 법치주의가 굳건하게 작동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했다.
법원행정처는 내부 회의를 통해 오는 20일 서울서부지법이 정상적으로 재판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천 처장은 “내일 업무가 정상적으로 진행 가능한지 확인하고 있다. 국민들이 재판 업무로 불편을 겪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오후 상황을 한번 더 확인하고 내일 업무 진행, 추가적인 조치 필요성 여부를 확인해 보완계획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수사기관은 서부지법 난입 사태와 관련해 전담 수사팀을 꾸려 적극 대응하겠다고 예고했다. 대검찰청은 서울서부지검에 전담팀을 꾸렸다. 신동원 차장검사가 팀장을 맡았고 검사 9명이 투입됐다. 대검찰청은 “주요 가담자들을 전원 구속수사하는 등 경찰과 긴밀히 협력하겠다. 중형을 구형해 범죄에 상응하는 처분이 내려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경찰 또한 이날 오전 전담 수사팀을 가동했다. 서울경찰청 수사부장이 팀장을 맡고 서부지법 관할 경찰서인 마포경찰서와 강력범죄를 주로 담당하는 형사기동대 등이 투입된다. 경찰은 윤 대통령 구속 전 피의자 심문이 진행된 18일부터 19일까지 서울서부지법 인근에서 불법 행위를 한 지지자 86명을 현행범 체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