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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김보영 기자] 말레이시아에서 치킨과 소시지만 먹은 초등학생이 영구적으로 시력을 잃게 됐다. 불균형한 식습관으로 인한 영양소 결핍 때문이다.
21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은 쿠알라룸푸르에 사는 8살 소년이 까다로운 식습관으로 인해 영양소가 공급되지 않아 영구 실명하게 됐다고 보도했다. 이 소년은 유아 시절부터 닭고기 너겟과 소시지, 쿠키만 먹었다고 한다.
사건은 초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소년이 학교에서 수업을 듣던 중 일어났다. 그는 갑자기 “선생님, 왜 저는 아무것도 볼 수 없어요?”라고 소리쳤다. 학교 측은 소년의 부모에게 연락을 취했고, 소년은 급히 병원으로 이송돼 심각한 비타민 A 결핍증 진단을 받았다.
말레이시아 의사 에르나 나디아 박사는 “양쪽 눈이 모두 시력을 잃었다. 소년의 실명은 회복될 수 없다”며 “이 학생의 부모에게는 안타까운 일이다. 쉽게 받아들이지 못할 것”이라고 안타까움을 표했다.
그러면서 “엄마로서 늘 바쁘다보니 요리를 하지 못하더라도 완성도 높은 음식을 사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치킨 라이스도 괜찮고, 당면 국물도 괜찮고, 억지로 건강한 음식을 먹여야 한다. 비타민과 보충제는 실제 음식처럼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조언했다.
비타민 A 결핍증은 비타민 A가 부족해 발생하는 영양 장애다. 채소와 과일, 유제품 등 필수 식품 섭취가 부족한 남아시아, 아프리카, 동남아 지역에서 흔하게 발생한다.
비타민 A 결핍이 결핍되면 초기에 시력 장애와 야맹증이 생기는데 장기간 지속되면 각막 흉터가 생기고 실명에 이를 수 있다. 또한 중증 비타민 A 결핍이 있는 소아의 경우 성장과 발달 속도가 느려질 수 있고, 심하면 사망할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에 따르면 매년 25만~50만명의 아동이 비타민 A 결핍으로 시력을 잃고 그 중 절반이 12개월 안에 사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