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리쇼어링 등 수혜 예고
가격부담 큰 기술주 M7도 유망
‘미국 우선주의’를 표방한 트럼프 시대가 열리면서 미국 투자에 대한 서학개미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미국 최우선 정책들이 시행되면 견조한 경제 성장을 기반으로 미 증시 강세가 예상되면서다. 증권가에서는 에너지, 리쇼어링(Reshoring·해외진출 기업의 국내 복귀) 등 트럼프 수혜가 예상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안한다.
주목되는 분야는 대선 후보시절부터 가장 대립각을 세웠던 에너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친환경에너지 노선을 틀고 전통 화석연료 부흥을 내세운다. 미국 고물가 주범으로 치솟은 에너지를 꼽으면서 미국 내 원유와 천연가스 생산을 확대를 공언했다.
고경범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파이프라인과 저장 창고 시설 등 에너지 미드스트림 기업에 투자하는 ‘글로벌X MLP & 에너지 인프라’(MLPX) ETF를 선호 상품으로 꼽았다. 이 상품은 16일 기준 에너지 인프라 회사 윌리엄스 컴퍼니즈(WMB 8.79%), 송유업체 엔브릿지(ENB 8.77%), 천연가스 미드스트림 기업 원오케이(OKE 8.31%) 등을 담고 있다. 고 연구원은 “원유 가격 상승이 제한적인 환경 속 원유 가격 흐름에서 자유로운 인프라 기업에 투자하는 ETF”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취임 기대감에 일주일 새 158만달러(32위)가 유입됐다.
리쇼어링도 미국 투자를 관통하는 테마다. 리쇼어링은 생산비와 인건비 절감 등을 이유로 해외로 생산시설을 옮긴 기업들이 자국으로 돌아오는 현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품에 10~20% 보편관세를 부과하는 등 높은 관세가 예상된다. 수입품 경쟁력이 낮아지고 리쇼어링 수요가 자극되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미국 투자도 확대될 전망이다.
박승진 하나증권 연구원은 리쇼어링 수혜를 예상하며 ‘글로벌X US 인프라스트럭처 디벨롭먼트’(PAVE)와 ‘퍼스트 트러스트 RBA 미국 산업 르네상스’(AIRR)를 추천했다. PAVE는 건설, 엔지니어링, 원자재, 산업 운송 등에서 수익을 내는 기업을 담고 있다. 16일 기준 냉동 장비 제조업체 트레인테크놀로지스(TT 3.7%), 항공우주사 하우멧 에어로스페이스(HWM 3.65%), 인프라 솔루션 제공사 관타서비스(PWR 3.52%) 등으로 구성됐다. AIRR은 미국 중소형주 가운데 산업·커뮤니티 뱅킹 등 기업에 투자하는 ‘리차드 번스타인 어드바이저 미국산업 르네상스 지수’를 추종한다.
지난해 강세로 가격 부담이 커진 매그니피센트7(M7)도 포트폴리오에 담아야할 종목으로 꼽힌다. 4분기 실적 시즌을 거치며 다시 대형 기술주 강세장이 예상되면서다. 하장권 LS증권 연구원은 “최근 대형주 중심으로 소폭의 쏠림이 완화되며 눈높이가 잠시 낮아진 지금, M7이 이익 단으로도 유리하기에 4분기 실적 시즌 동안 M7 중심의 모멘텀이 돋보일 것으로 전망한다”고 했다.
박 연구원은 M7 ETF인 MAGS를 들며 “주요 기술주 포지션은 AI 모멘텀의 장기 추세가 유지되고 있다는 시각에서 동일가중 방식으로 구축된 빅테크 포지션(MAGS)에 대해 긍정적 의견을 유지한다”고 했다.
금융 분야 ETF인 ‘파이낸셜 셀렉트 섹터’(XLF)와 ‘SPDR S&P 지역 은행’(KRE)도 있다. 주로 미국 지역은행, 특히 소형은행 노출도가 높은 종목으로 구성됐다. 고 연구원은 “높은 모기지 금리 부담 속 트럼프 정부의 주택 가격 완화 수혜가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유동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