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호실적에도 ‘셀온’ 변수
“연휴전 일부 포지션 정리…일시적 수급 공백 가능성”
[AP, 신동윤 기자 제작] |
[헤럴드경제=신동윤 기자] 국내 증시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공지능(AI) 투자 확대에 따른 패권 확보 선언에 힘입은 반도체주(株) 강세를 바탕으로 전날 기록한 상승장세를 23일에도 이어갈 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날 오전 공개된 SK하이닉스의 지난해 4분기 및 연간 실적 역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한 만큼 시장의 반응이 지수 흐름에 반영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전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증시는 전장보다 1.15% 오른 2,547.06을 기록, 지난해 11월 8일 2,561.15 이후 두 달 반 만에 최고치로 장을 마쳤다.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주도 AI 시대 선언에 SK하이닉스 전장 대비 3.44% 오른 22만5500원으로 반년 만에 22만원대를 회복하고 삼성전자도 1.5% 오르는 등 반도체주가 강세를 이끌었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3500억원, 4100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를 견인했다. 외국인은 코스피200선물도 3500억원을 순매수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직후 캐나다와 멕시코에 10% 관세를 부과하기로 한 데 이어 중국에도 1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으나, 관세는 선반영된 리스크라는 점에서 시장은 이를 빠르게 소화하고 상승세로 복귀했다.
간밤 뉴욕 증시는 트럼프발 AI 투자 기대심에 힘입어 주요 지수가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는 0.61% 오르며 한 달여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고,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나스닥지수도 각각 0.30%, 1.28% 상승했다.
오픈AI와 오라클, 소프트뱅크가 AI 합작사 스타게이트를 설립하고 향후 5천억달러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한 뒤 관련 수혜가 예상되는 빅테크(거대 기술기업)가 상승 흐름을 주도했다.
AI 반도체 대장주 엔비디아가 4.43%, 오픈AI의 최대 투자자인 마이크로소프트는 4.13% 올랐다. 오라클이 6.75% 상승하고, 소프트뱅크 자회사인 Arm홀딩스는 15.93% 폭등했다.
이에 필라델피아반도체지수도 1.69% 급등하는 등 스타게이트 훈풍이 확산했다.
이날 국내 증시도 뉴욕 증시의 빅테크 강세에 기대를 걸고 있다.
마침 이날 개장 전 SK하이닉스는 지난해 25조원의 영업이익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분기 영업이익 8조828억원은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한 최근 1개월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인 8조95억원을 웃돌았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SK하이닉스 주가가 단숨에 22만원까지 올라가는 과정에서 증시 기대감이 커졌을 수 있다”며 “실적 발표 후 단기 셀온(고점 매도) 가능성도 열어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설 연휴가 다가오는데 따른 변동성 확대 가능성은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한지영 연구원은 “일시적 현상일 수 있겠으나, 연휴 전 일부 포지션 정리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며 “그 과정에서 수급 공백 또는 왜곡 현상이 출현할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