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십으로 디지털 고급인력 양성
2010년부터 누적 참여자 총 127명
프로그램 수료자 ICT 곳곳 활약
마이크로소프트(MS) 연구소 파견교육 수료자 현장간담회에 참석한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제공] |
“10년 전, 마이크로소프트(MS) 멘토와 얘기했던 서비스가 지금 상용화됐습니다. 10년 전에, 미래를 먼저 다녀와 본 느낌이었습니다” (오정민 하얀마인드 대표)
지난 21일 서울 종로 마이크로소프트(MS) 서울 사무실에서 열린 ‘MS 연구교육 파견교육 수료자 현장간담회’에 해당 프로그램을 경험한 7명의 미래 기술 주역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당시는 인턴이었지만 지금은 면이 화려하다. 본인의 기업을 창업한 대표(CEO)부터 대학교수, 국내 대표 ICT 기업의 리더, 연구원까지 곳곳에서 국내 ICT의 미래를 이끌고 있다.
이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MS가 함께 추진한 ‘디지털분야 글로벌 연구지원사업 기업연계형(MS)’프로그램에 참석한 수료자들이다. 이 사업은 세계적인 글로벌 기업과 공동연구 및 인턴쉽을 통해 디지털 기술 분야 고급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취지로 마련됐다. MS코리아 공동연구 참여학생을 선발해 MS리서치에 파견한다. 지난 2010년부터 시작해 지난해까지 총 127명이 해당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이날 간담회 참석자들은 해당 프로그램 경험은 무엇보다 글로벌 자신감을 키울 수 있는 동력이 됐다고 입을 모았다.
한혜원 연세대 전기전자공학부 박사는 “영어에 대한 두려움도 있었는데, 글로벌 무대에서도 해볼 수 있겠구나 하는 자신감을 얻은 것이 가장 큰 자산”이라고 설명했다.
취업 과정에서 MS리서치를 경험한 이력이 경쟁력으로 발휘하기도 했다. 박진영 성균관대 인공지능학과 부교수는 “교수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MS에서 만난 멘토분이 추천서를 써주셨다”며 “지금 가르치는 학생들에게도 글로벌 인턴 경험이 중요한 자산이 될 거라고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근욱 국방과학연구소 선임연구원도 “MS리서치 인턴 경험이 특별하다 보니 면접 과정에서 관련 질문을 받았다”며 “원하는 곳에 취업을 준비할 때도 당연히 큰 플러스 요인이 됐다”고 전했다.
MS리서치 인턴 경험을 살려 실제 본인의 기업을 창업한 수료자도 있다. 오정민 하얀마인드 대표는 “글로벌 한 연구환경에 노출됐던 것이 지금의 창업까지 영향을 미쳤다”며 “국내에서만 사업을 할 필요가 없겠다는 생각에 해외 사업으로 진행했고 지금도 매출의 80%가 해외에서 나오고 있다”고 설명했다.
ICT 의료 기기 관련 기업을 이끌고 있는 이경준 모니터코퍼레이션 대표는 “창업 과정에서 100억원 정도의 투자를 유치할 때 MS리서치 인턴 이력이 상당히 많은 도움이 됐다”며 “글로벌 무대를 경험하고 오니, 지금도 우리가 애국자다라는 마음으로 일하게 됐다”고 전했다.
글로벌 인재들의 연구 환경을 함께 경험하면서 신선한 자극을 받았다는 경험도 전했다. 홍기범 숙명여대 조교수는 “인턴으로 일할 때 옆자리 연구원은 3~4일을 잠을 안자고 연구에 몰두하는 모습을 지켜봤다”며 “건강한 자극을 받고 동력이 됐다”고 전했다.
송은우 네이버클라우드 리더는 “한국 연구실에서만 보던 모습과는 또 다른 모습이어서 많은 자극이 됐다”며 “하던 연구를 더 마무리하고 싶어 인턴 기간이 종료된 후에도 2달 정도 더 MS 멘토와 연구를 진행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홍진배 정보통신기획평가원 원장 |
이 프로그램을 직접 운영하는 IITP도 해당 프로그램에 각별한 노력을 쏟고 있다. 2010년부터 투입된 누적 지원 예산만 134억원에 달한다. 지난해는 20억원의 예산을 들여 21명의 학생을 선발했다. 올해는 이를 더 확대해 30억원의 예산을 확보, 31명 학생을 MS리서치에 보낼 예정이다.
이 프로그램이 지속적으로 운영되는데 MS의 의지도 컸다. MS리서치는1991년에 설립돼 1000여명의 연구인력이 전 세계 8개 지역에서 근무 중이다. 미래 신기술이 집결하는 곳으로 다양한 글로벌 인재를 배출했다. 오랜기간 해당 프로그램을 담당한 이미란 MS연구소 전무는 “인재를 키우는 것이 IT의 미래라는 MS 기업의 철학이 확고하다”며 “한국 학생들이 MS 멘토들과 자유롭고 활발하게 연구 활동을 하는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과기정통부와 IITP는 해당 프로그램을 통해 글로벌 인재 양성의 성과가 가시화되는 만큼, 해당 사업을 다양하게 확장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홍진배 IITP 원장은 “우수한 학생들은 캐나다, 미국 등으로 추가 파견하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글로벌 역량을 지원하고 있다”며 “MS를 비롯해 참여하는 글로벌 테크 기업들이 더 확대될 수 있도록 방법을 모색하겠다”고 전했다.
박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