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술 앞둔 할머니의 손편지 “왈츠에 취해 소녀로 돌아갑니다” [세상&]

서대문오케스트라-함신익과 심포니송 감상후 손편지


85세 할머니가 서대문 심포니오케스트라에 전한 편지. [서대문구 제공]


[헤럴드경제=박병국 기자]“저는 서대문구 토박이로 유수와 같은 세월에 어느새 나이테가 85세를 가리키는군요. 그러나 마음만은 아직 소녀랍니다.”

수술을 앞둔 85세의 한 할머니가 ‘2025 서대문구 신년음악회’에서 연주를 펼친 ‘서대문오케스트라-함신익과 심포니송’에 이같은 내용의 감사 손편지와 꽃다발에 전했다.

24일 서대문구에 따르면 이 할머니는 편지에서 “삶의 어려움 속에서도 항상 음악회에 참석하곤 했지요”라며 “요한스트라우스 왈츠, 봄의소리 왈츠에 흠뻑 취에 그 옛날의 소녀로 돌아가곤 합니다”라고 썼다.

그러면서 “난 이제 몸이 아파 대 수술을 앞둔 지금 함 단장님께 그동안 너무나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꽃다발을 준비했습니다”고 했다.

85세의 ‘소녀’는 “그동안 너무도 행복했습니다. 그리고 감사합니다”라며 “내 귓가엔 영원히 아름다운 연주가 떠나지 않을 거에요”라고 덧붙였다. 이어 “그러면서 서대문구의 놀라운 발전과 여러분의 행복을 기도하겠습니다. 모두모두 사랑합니다. 감사합니다”라고 썼다.

이날 음악회는 이달 18일 연세대학교 대강당에서 열렸다. 오케스트라의 클래식 연주와 서대문구립여성합창단의 공연이 진행됐다.

서대문구는 2023년 8월부터 ‘서대문오케스트라-함신익과 심포니송’을 통해 각종 공연장과 축제 현장, 아파트단지 광장 등 관내 곳곳에서 ‘클래식 공연’을 진행해 왔다. 2023년 5회 공연에 9000여 명, 2024년 13회 공연에 1만9000여 명, 이번 신년음악회에 1700여 명 등 지금까지 3만여 명의 주민 관객들이 다녀갔다.

이성헌 서대문구청장도 “주민분들과 함께 음악회로 새해를 열 수 있어 기쁘며 더군다나 이렇게 감동의 편지까지 주시니 힘이 난다”며 “올 한 해에도 다양한 문화행사로 지역사회에 따뜻함과 희망을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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