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이런 의사 없나요?…‘라이징 스타’ 추영우 “그거 저 맞아요”[인터뷰]

20대 주연급 남자배우로 급부상

‘롤모델’ 주지훈 말투까지 닮아가

관심받고 사랑받는 지금, 너무나 감사해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에서 양재원을 연기한 배우 추영우[넷플릭스 제공]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진짜 ‘먼치킨’(게임이나 소설 등에서 엄청난 능력치를 가진, 극단적으로 강한 캐릭터)은 백강혁이 아니라 양재원일수도. 넷플릭스 시리즈 ‘중증외상센터’에서 항문외과 펠로우에서 중증외상팀 ‘1호’로 거듭나는 양재원을 연기한 배우 추영우는 어딘가 판타지스럽다.

잘생기고 훤칠한 꽃미남 젊은의사가 안락한 커리어 대신 사명감 ‘원 툴’(One tool)로 버텨야하는 중증외상센터 전임의로 진로를 튼다니 말이다.

2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대세배우로 떠오른 추영우를 만났다. 1999년생으로 이제 막 데뷔 5년차인 그는 넷플릭스 ‘중증외상센터’ 뿐만 아니라 JTBC드라마 ‘옥씨부인전’에서 1인2역으로 최고의 주가를 올리는 중이다.

추영우는 “요즘 길에서 누가 절 알아보면 ‘저를 아세요?’, ‘그 작품을 보셨어요?’하면서 놀라는 중”이라며 “이렇게 관심받는 것이 좋다. 신기하고 감사하다”고 웃었다.

2023년 ‘중증’을 찍을 때만 해도 그는 아는 사람만 아는 신인배우 중 한 명이었다. 추영우는 “양재원이 극중에서 갈수록 주관이 생기고 그를 뒷받침 하는 실력이 생기는 것처럼 저도 성장했다. 저에 대한 확신이 생긴 상태”라고 말했다.

[넷플릭스 제공]

“어느 현장에 가든 제가 아직 신인이고 어리다보니 어른들이 어려운게 사실이고, 실수할까 두려운게 사실인데 ‘중증’에서 허물없이 의견을 낼 수 있도록 선배님들이 환경을 만들어주셨다. 제가 어떤 이야기를 해도 기꺼이 경청해주셨기에 긍정적인 기운을 많이 얻었다. 저는 이 작품에서 모두에게 도움받은 기억밖에 없다. 덕분에 다음 현장인 ‘옥씨’에서 제가 좀 더 편안한 연기를 보여드릴 수 있게 된 것 같다.”

주지훈과의 투 톱 버디물의 주인공으로 낙점받은 추영우는 “큰 역할을 맡은 만큼 진짜 잘 하고 싶었다”며 “캐스팅되고 나서 웹툰 원작을 정주행하면서 만화적 장면들을 따라해봤다. 말풍선에 느낌표(!)가 여러개면 그 느낌표 갯수만큼 표현해보려고도 했다”고 떠올렸다.

추영우는 ‘롤모델’인 주지훈과 함께 작업하면서 연기는 물론 말투까지도 은연중에 따라하게 됐다고 고백했다.

“10대 후반에서 20대로 넘어가면서 연기자가 되려는 제 또래 남자들은 뭐랄까 ‘남자’가 되고 싶은 그런 욕망이 있다. 그때 롤모델로 가장 많이 꼽히는 분이 주지훈, 김우빈 등이다. 저에게는 주지훈이었다. 연기할 때 섹시한 느낌, 진중한데 여유로운 모습, 본인에 대한 확신이 있는 모습을 본받고 싶었다. 8개월 가량 같이 지내다보니 닮은 점이 많이 생긴 것 같다.”

다만 극중에서 백강혁의 모든 주문에 여지없이 ‘넵!’을 외치는 양재원으로 오래 살다보니 막상 ‘개겨야 하는 때’가 와도 큰 목소리가 잘 안나올 정도였다고 한다.

“충성스런 재원이의 정서에 완전히 빠져있다보니까 백강혁 교수한테 언성을 높여야 하는 신에서 쉽사리 목소리가 안 나왔다. 주지훈 선배가 차에 가서 지금의 10배, 100배로 더 크게 화를 내보고 들어오라고 했다. 연습하고 돌아오니 한결 편안해져서 크게 지를 수 있었다.”

[넷플릭스 제공]

바이크를 몰고 분쟁지역을 활보하는 ‘마초’ 백강혁에 대비되어 양재원은 하얀 피부의 안경 쓴 샌님 이미지가 더욱 도드라진다.

추영우는 “북한산 추락자를 구하려고 헬기에 탈 때 재원이가 고소공포증으로 엄청 호들갑을 떤다. 이 장면 보고 ‘이거 추영우 맞아?’라는 언급이 있더라”며 “그 반응이 진짜 기뻤다. ‘그거 저 맞아요~’라고 하고 싶더라”고 했다.

“제가 진지한 상황에서 웃게 하거나, 웃긴 상황에서 진지해지는 그런 포인트를 살리는 연기를 할 때 사람들이 예뻐라 해주는 것 같다. 2023년 12월31일에 신인상을 받고 1년동안 꽉 채워서 살았다. 관심받고 사랑받는 일이 너무 행복하다. 제 주변에 작년이 특히 힘들었다고 말씀하는 분들이 있다. 저로 인해 웃는 분이 한 분이라도 늘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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