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관세전쟁에 웃은 스테이블코인…김치 프리미엄 급등 [투자360]

안전자산 선호 심리로 명암 엇갈려
테더·유에스디코인 국내 거래소 최고가
김치 프리미엄 10% 육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


[헤럴드경제=유동현 기자] 주요 가상자산이 ‘관세전쟁’ 여파로 일제히 급락한 가운데 스테이블코인은 강세를 보이며 최고가를 찍었다. 국내 거래소와 해외 거래소 간 시세 차이는 10%에 육박하며 ‘김치 프리미엄’도 정점에 달했다.

4일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 따르면 전날 오전 11시 8분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인 테더(USDT)는 개당 1648원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6월 업비트에 상장된 이후 가장 높은 가격에 거래됐다. 같은 시각 또 다른 달러 스테이블코인인 유에스디코인(USDC)도 개당 1689원까지 급등하며 상장 이래 최고가를 기록했다.

당시 업비트에서는 테더, 유에스디코인과 이외 밈코인 3개를 제외한 나머지 가상자산 모두 전 거래일 대비 하락세였다. 비트코인은 개당 1억4507만원까지 하락하며 지난달 17일 이후 최저가로 주저앉았다. 이더리움도 개당 395만원까지 떨어지며 지난해 12월 비상계엄령 선포 당일 이후 두 달 만에 최저가를 기록했다. 솔라나와 리플도 각각 28만1100원, 3133원까지 급락하며 한 달 만에 가장 낮게 거래됐다.

스테이블 코인이 급등한 건 안전자산 선호 심리가 극에 달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스테이블 코인은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 고안된 가상자산이다. 일반적으로 달러 같은 법정화폐나 금에 가치를 연동한다. 테더와 유에스디코인은 대표적인 달러 기반 스테이블 코인이다. 발행량과 동일한 금액으로 미 국채 등 달러화 표시 자산을 보유해 코인 1개 가치를 1달러에 연동시키는 방식이다. 달러 가치를 추종해 여타 가상자산 대비 변동성이 낮다.

원/달러 환율 급등에 다른 원화 헷지(hedge·위험분산) 수단이 몰린 영향도 있다. 원화 약세 국면에서 달러 대체 수단으로 스테이블코인에 투자하려는 수요가 발생한다. 달러를 투자하는 간접 효과를 누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해외 거래소에서 가상자산 결제 수단으로도 쓰인다. 국내 거래소에서 원화로 테더나 유에스디코인을 구매한 뒤 해외 거래소 내 가상자산 지갑으로 송금해 이를 가상자산 구매에 활용하는 식이다.

김민승 코빗리서치센터장은 “달러 구매 및 보유 수단도 있지만, 해외 거래소로 자금을 보내는 용도도 있다”며 “국내에서는 허용되지 않은 레버리지 거래나 선물거래 등에 대한 수요가 해외 거래소로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전자산 선호 심리와 헷지 수요가 맞물리면서 김치 프리미엄은 급등했다. 전날 오후 2시 기준 글로벌 가상자산 거래소 바이낸스에서 테더는 1개당 1468원에 거래됐다. 같은 시각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 업비트에서 테더는 1608원에 거래 중이었다. 국내 거래소에서 테더가 140원(9.66%) 더 높게 거래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은 스테이블코인을 ‘검증된 디지털 달러’로 간주하며 중앙은행디지털화폐(CBDC) 대안으로 간주한다. 달러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될 것으로 관측된다. 비트코인 회의론자인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유진 파마 시카고대 교수는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스테이블코인 전망을 낙관했다. 그는 “달러는 안정적인 가치를 가졌기 때문에 달러를 블록체인에서 사용한다면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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