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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이 8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하얼빈 동계아시안게임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금메달을 따낸 뒤 태극기를 흔들며 기뻐하고 있다. [연합] |
[헤럴드경제=조범자 기자] “역사적으로 의미있는 하얼빈에서 태극기를 휘날리겠다.”
한국 쇼트트랙 남자 대표팀 간판 박지원이 자신의 굳은 약속대로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에서 2관왕에 오르며 태극기를 힘차게 휘날렸다.
박지원은 8일 중국 하얼빈 헤이룽장 빙상훈련센터 다목적홀에서 열린 쇼트트랙 남자 1500m 결승에서 2분16초927의 기록으로 중국 린샤오쥔(한국명 임효준·2분16초956)을 제치고 금메달을 획득했다. 장성우는 2분17초057로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박지원은 앞서 혼성 2000m 계주에서도 한국 선수단 첫 금메달을 이끌면서 2경기만에 대회 2관왕이 됐다.
결승 초반 박지원과 김건우 장성우가 교대로 선두를 지키며 레이스를 이끌었다. 박지원은 결승 8바퀴를 남기고 선두로 치고 올라온 뒤 중국 선수들의 매서운 견제를 제치고 1위를 지켰다. 3바퀴를 남기고 중국 쑨룽이 박지원을 밀치는 듯한 행동으로 역전을 노렸지만 오히려 혼자 휘청하며 뒤로 밀렸고 박지원은 흔들리지 않았다. 결국 박지원은 린샤오쥔의 끈질긴 추격을 따돌리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박지원은 그동안 올림픽·아시안게임과 인연을 맺지 못했다.
2022-2023시즌과 2023-2024시즌 월등한 기량을 선보인 박지원은 세계랭킹 1위에게 주는 ‘크리스털 글로브’ 트로피를 2년 연속 거머쥐었다. 하지만 2024-2025시즌 국가대표 자동선발권이 걸린 세계선수권대회에서 대표팀 후배 황대헌에게 잇따라 반칙을 당해 이번에도 아시안게임 출전이 무산되는 듯 했다.
하지만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당당히 전체 1위로 태극마크를 거머쥐었고 생애 첫 종합대회 무대를 밟았다.
특히 이번 대회가 열리는 하얼빈이 1909년 안중근 의사가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한, 역사적으로 특별한 의미가 있는 장소란 점에서 박지원의 의지가 더욱 결연했다.
박지원은 “하얼빈이 우리나라에 특별한 의미가 있는 장소인 만큼, 의미 있는 결과를 내야겠다는 각오가 생겼다”면서 “큰 동기부여를 가지고 반드시 좋은 경기를 하고 싶다”며 하얼빈 시상대에서 태극기를 올리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결국 박지원은 자신의 약속을 지킨 뒤 태극기를 힘차게 흔들었고 전 경기 금메달 석권의 꿈에 한발 더 다가설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