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타연료(수소포함)도 14.1%↑
국산·수입 막론하고 차종류 늘면서
‘전기차 대중화 본궤도’로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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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장안평중고차시장에 주차된 중고차들. [연합] |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지난 1월 국산 중고차 시장에서 가장 큰 성장세를 보인 연료계는 ‘전동화’ 차량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비 등록량이 전기차는 29.8%, 기타연료계(수소 포함)는 14.1% 증가한 것이다.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가 11일 공개한 ‘1월 중고차 등록데이터’에 따르면 전기차는 2543대, 기타연료는 163대가 실거래됐다. 지난해 1월 실거래량이 각각 757대, 23대에 그쳤던 것과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같은 기간 휘발유 차량은 16.0% 감소(10만3276대), 경유는 21.1% 감소(4만8041대), LPG는 19.5% 감소(1만5833대), 하이브리드는 2.4% 감소(8158대)했다. 전체적으로 완성차 시장에 미친 불경기 여파가 신차의 하위시장으로 여겨지는 중고차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이다.
중고차업계 관계자는 “최근 코나일렉트릭, EV3, 캐스퍼일렉트릭 등 국산차와 수입차 시장을 막론하고 국내 시장에서 판매되는 전기차 종류가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이 누릴 수 있는 선택지가 늘어났다”면서 “시장에 공급이 늘어나면서 소비자들의 관심도도 늘어난 결과가 1월 실적에 반영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최근 국내 전기차시장은 전기차 케즘(일시적인 수요정체기) 현상으로 수요정체기를 맞으면서, 업계는 앞다퉈 가격 인하에 돌입했다. 국내 시장에 제품을 내놓은 BYD 아토3가 3150만원으로 3000만원대 초반에 판매가격을 책정한 데 이어, 볼보 EX30은 4755안원부터 판매가격을 책정했다. 여기에 정부와 지자체가 제공하는 보조금이 더해질 경우 차량 판매가격은 각각 2000만원대 후반과 4000만원대 초반 수준까지 낮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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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순수전기차 아이오닉 5 [현대차 제공] |
국산차업계도 이에 가격 인하에 뛰어들었다. 현대차도 보조금을 포함한 차량 판매가를 ▷아이오닉 5 2WD 롱레인지 19인치 빌트인 캠 미적용 모델 5410만원 → 4438만원 ▷아이오닉 6 2WD 스탠다드 18인치 모델 4695만원 → 3781만원 ▷코나 일렉트릭 2WD 스탠다드 17인치 모델 4142만원 → 3152만원 등으로 낮아진다.
기아도 서울 기준으로 EV 페스타를 통해 차량을 구매할 경우 ▷EV6 2WD 19인치 롱레인지 트림 4058만원 ▷EV9 2WD 19인치 에어 트림 6560만원 ▷니로 EV 에어 트림 3843만원 ▷봉고 EV 1톤 2WD 초장축 킹캡 스마트 셀렉션 트림 2450만원으로 구매 가능하도록 가격을 조정했다.
이처럼 가격 인하 조치가 이어진 이유는 전기차 수요자들이 구입을 망설이는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것이 ‘비싼 가격’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환경부의 설문조사 결과, 전기차 구매 당시 가격에 대해 51.2%가 비싸다는 평가를 내렸다. JD파워의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들은 전기차 구매를 고려하지 않는 이유로 비싼 가격을 꼽은 응답자는 47%에 달했다.
중고시장을 통해 전기차를 구매할 경우에는 가격에 있어서 이점을 얻을 수 있다. 엔카가 집계한 2월 중고차 시세에서 판매가격이 아이오닉 5 (롱레인지 프레스티지)는 3404만원, EV6 (롱레인지 어스)는 3419만원으로 집계된 바 있다. 전기차 시장에서는 대부분 차량이 출시된지 5년 미만인 상황이라, 제조사가 제공하는 배터리 보증 프로그램 혜택도 받을 수 있다.
다른 완성차업계 관계자는 “중고시장을 중심으로 전기차 판매가 늘어난다는 것은 소비자들이 전기차에 갖고 있는 허들이 일정부분 완화된다는 것을 보여준다”면서 “최근 완성차업계가 차량 판매가를 인하하면서 가격경쟁력 갖추기에 돌입한 만큼, 전기차 케즘 극복까지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는 않을 것 같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