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전쟁 심화하면 성장률 1.4%까지 떨어진다” 한은의 경고

한은, ‘미국 신정부 관세정책의 글로벌 및 우리 경제 영향’ 발표
관세전쟁 격화하면 올해는 물론 내년 성장률도 1.4%까지 하락


미국 신정부의 관세전쟁으로 세계 무역갈등이 격화하는 최악의 상황이 펼쳐지면 우리나라 성장률이 1.4%까지 떨어질 수 있단 경고가 나왔다. 사진은 24일(현지시간) 미 백악관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과 정상회담 중 질문에 답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AFP]


[헤럴드경제=홍태화 기자] 트럼프 신정부 관세 정책으로 무역갈등이 심화하면 최악의 경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1.4%까지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한국은행에서 나왔다.

한국은행은 25일 ‘미국 신정부 관세정책의 글로벌 및 우리 경제 영향’ 보고서에서 지금까지 확인된 미국 신정부의 관세정책 강도는 취임 전 지난해 11월 한은의 예상보다 높은 수준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한은은 보고서에서 “추가 10%의 대중(對中) 관세는 기존 전제와 비슷하지만, 캐나다·멕시코에도 불법 이민·마약 유입 등을 명분으로 25%의 높은 관세를 이른 시기에 발표했다”고 설명했다.

11월 전망 때보다 상황이 더 악화했다는 것이다. 한은은 이를 감안해 새로운 시나리오 경로를 설정했다.

‘비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세계 경제 성장률이 기본 시나리오보다 올해 0.1%포인트, 내년 0.4%포인트 더 떨어질 수 있다고 봤다. 미국 성장률 역시 0.4%포인트, 0.8%포인트씩 타격을 받을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 경제 성장률도 올해 0.1%포인트, 내년 0.4%포인트 추가로 낮아질 것으로 추정됐다. 기본 시나리오 내 1.5%, 1.8%였던 성장률이 모두 1.4%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뜻이다.

비관적 시나리오는 미국이 올해 말까지 중국을 포함한 주요 무역 적자국에 관세를 높여 부과한 뒤 2026년까지 유지하고, 다른 나라들도 미국에 고강도 보복관세로 대응하는 상황을 가정했다.

한은은 “미국과 여타국 간 상호 보복 조치가 반복되는 비관 시나리오에서는 세계 교역이 급격히 위축되고 무역정책을 둘러싼 불확실성이 커져 국내 수출과 투자가 크게 둔화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대로 ‘낙관적 시나리오’에서는 올해와 내년 한국 성장률이 기본 시나리오보다 0.1%포인트, 0.3%포인트씩 상승할 것으로 분석됐다. 미국발 관세 충격이 생각보다 약하다면 2025년 1.6%, 2026년 2.1% 성장이 가능한 셈이다.

낙관적 시나리오는 미국이 중국에 현 수준의 관세를 부과하고, 다른 주요 무역 적자국에 중국보다 상당 폭 낮은 관세를 매겼다가 2026년 모든 국가에 점진적으로 관세를 낮추는 상황을 말한다.

한은은 “미국 관세정책의 전개 양상과 관련해 불확실성이 큰 만큼, 세계시장에서 미국을 대체할 수출처를 모색하는 동시에 미국 정부와의 관세 협상에 주도적이면서 유연하게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