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자동차 이어 농산물도 관세 유예?…‘관세폭탄’에도 희망 품는 이유

멕시코·캐나다산 수입차 관세 한 달 면제에

블룸버그 “트럼프, 특정 농산물을 면제하는 방안 고려 중”

폴리티코 “하원 농업위원장, 농산물에 면제 요청”

지난달 16일(현지시간) 멕시코 과나후아토 주 이라푸아토에서 작업자가 미국으로 수출할 딸기를 수확하고 있다. [AFP]

[헤럴드경제=김영철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3일(현지시간) 멕시코와 캐나다 제품에 대한 25%의 관세를 전면 발효했지만, 해당 국가들에서 수입되는 자동차에 대해선 관세를 면제하는 조치를 취하고 있다. 미국 우선주의라는 기조 아래 트럼프 대통령이 전방위 산업에 걸쳐 관세 정책을 우선적으로 펼치고 있지만, 자국 산업에 역효과가 발생할 우려에 일부 품목에 대해선 관세를 면제할 여지를 둔 것이다. 이에 다른 분야 업계들도 관세 면제를 얻어내기 위해 유사한 조치를 요구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5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캐나다와 멕시코에 부과된 관세에서 특정 농산물을 면제하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

美농무부 장관 “농업 분야 예외 인정 조치에 희망적”

 

지난달 14일(현지시간) 미국 백악관 야외에서 브룩 롤린스 미국 농무부 장관이 기자들과 대화하고 있다. [로이터]

브룩 롤린스 미국 농무부 장관은 블룸버그통신에 “모든 것이 논의 대상”이라며 트럼프 행정부가 농업 분야를 위한 예외 인정 조치를 해 줄 가능성에 대해 “희망적”이라고 말했다. 롤린스 장관은 이날 백악관 회의에 참석한 뒤 예외 조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는 품목으로 비료를 꼽으면서 “우리는 이 문제에 대해 대통령의 지도력을 신뢰한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미국의 관세가 발효된 데 이어 내달 2일부터 수입 농산물에도 관세부과가 발효될 경우 미국 가정의 식탁 물가가 급격히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과일과 채소, 설탕, 커피, 육류의 가격을 상승시킬 것이라며 설탕을 비롯한 이들 주요 농산물의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과일과 채소, 기타 원예 상품은 일반적으로 미국으로 수입되는 농산물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이 가운데 대중적으로 소비량이 큰 설탕, 커피, 코코아, 기타 열대 농산물의 비중이 약 15%다.

특히 멕시코의 경우 미국에 설탕을 가장 많이 공급하고 있다. 통상 미국 설탕 수입량의 약 3분의 1을 차지할 정도다.

이와 관련,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익명을 요구한 두 명의 소식통을 인용, 미국 농업 부문의 여파에 대한 우려 속에서 캐나다산 탄산칼륨 등 일부 핵심 비료에 대한 관세 면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은 대부분의 탄산칼륨의 캐나다에서 수입하고 있다.

매체는 “공화당 의원들은 멕시코와 캐나다에 대한 관세가 발효되기 전부터 공급 부족이나 가격 급등이 식량 가격을 더욱 상승시킬 것이라고 주장하며 탄산칼륨 면제를 위한 로비를 시작했다”며 “캐나다와 멕시코에 한해 자동차 관세를 유예한다고 최근 발표하면서 글렌 톰슨 미 하원 농업위원장은 농산물에 면제를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톰슨 위원장은 “탄산칼륨, 물이끼 등은 농업 재배에 중요하기 때문에 해당 재료에 무게를 두고 있다”고 말했다. 공화당 소속 잭 넌 하원 의원 역시 폴리티코에 “트럼프 행정부가 자신을 비롯한 농업 주 의원들의 요청에 열려 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美자동차 산업 타격 우려에…멕시코산·캐나다산 자동차 25% 관세 한달간 면제

 

지난달 1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 항구에 도착한 후 운송을 기다리는 신차들. [로이터]

한편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4일부터 시행 중인 멕시코, 캐나다 대상 25% 관세 부과에서 자동차에 한해 1개월간 적용을 면제한다고 5일 발표했다. 미국 내 자동차 소비자 가격의 급등과 함께 자국 자동차 산업에도 타격이 예상된다는 우려 속에 나온 조치다.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우리는 ‘빅3’ 자동차 업체와 대화했다”며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을 통해 (미국으로) 들어오는 자동차에 대해 1개월간 관세를 면제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레빗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추가 면제에 대해 귀 기울일 의향이 있다”면서 “그는 항상 열린 대화를 가지고 있으며, 항상 미국 국민을 위해 옳다고 믿는 일을 할 것”이라고 다른 품목에 대한 면제 가능성을 시사했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