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가, 지금은 안 돼” ‘미얀마 강진’ 속 딸 낳은 30대母

지난 28일 미얀마에서 발생한 규모 7.7 지진이 태국을 덮친 가운데 대피 도중 이동식 침대에서 아기를 출산한 태국의 산모 칸통 샌무앙신(왼쪽). 샌무앙신의 출산 당시 모습(오른쪽). [태국 경찰병원 홈페이지]


[헤럴드경제=김유진 기자] 태국을 강타한 규모 7.7의 강진 당시 이동식 침대에서 기적적으로 아이를 출산한 산모의 사연이 알려졌다. 28일 발생한 강진의 참혹한 상황 속에서도 아이는 무사히 태어났고 산모와 함께 안전하게 대피했다.

로이터통신과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등 외신에 따르면, 태국의 칸통 샌무앙신(36)은 방콕 경찰병원에서 정기 검진을 받던 중 지진을 느꼈다.

하필이면 그 순간, 진통이 시작됐다. 병원 의료진이 계단을 통해 샌무앙신을 대피시키는 과정에서 양수가 터졌다. 샌무양신은 사방에서 지진 여파가 느껴지는 가운데 아이를 낳게 되는 것은 아닌지 두려움에 휩싸였다. “아가, 아직 나오지마”라고 부탁하는 엄마의 심정은 절박했다.

엄마의 간절한 소원이 통했을까. 들것에 실린 샌무앙신이 1층으로 무사히 옮겨지자 아이는 그 자리에서 태어났다. 당시 상황을 담은 영상과 사진에는 병원 1층 로비에서 의료진이 산모를 돕는 모습과, 출산 후 아이와 함께 침대에 누워 야외로 대피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출산 당시 직장에 있던 샌무앙신의 남편은 이 소식을 듣고 “흔들림도 멈췄고, 딸을 무사히 얻어 기쁘다”고 밝혔다.

이번 지진은 미얀마 중부 내륙에서 발생한 규모 7.7의 강진으로, 미얀마 군사 정권은 29일 현재 사망자 1644명, 부상자 3408명이라고 발표했다. 태국 방콕에서도 건물이 무너지면서 100여 명이 매몰되고, 10명이 숨졌으며, 인근 지역에서 사망자가 추가로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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