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독주 속 보수는 ‘윤석열 영향권’
범보수 이준석과 단일화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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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가 10일 대선 출마를 선언한 가운데 2017년 대선과 구도상 차이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재명 캠프 제공] |
[헤럴드경제=문혜현 기자] 2017년 이후 8년 만에 조기대선이 치러지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은 확고한 1강 체제로, 국민의힘은 분열 없는 경선 레이스를 달릴 전망이다.
8년 전에만 해도 민주당은 쟁쟁한 후보들의 경쟁으로 ‘여자 양궁 국가대표 선발전’이라는 명칭이 붙기도 했지만, 이번엔 이재명 전 대표의 독주로 오히려 경선 흥행 부진을 걱정해야 하는 모양새다. 반면 국민의힘은 윤석열 전 대통령 파면 이후 ‘분당 사태’는 면했지만, 후보 난립 속에서 치열한 경선을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대선 당시 민주당은 사실상 문재인 후보를 비롯해 안희정 후보, 이재명 후보 3파전으로 경선을 치렀다. 세 후보 모두 높은 지지세를 보이면서 거친 경선을 벌였고, 최종적으로 문 후보가 결정되면서 일단락됐지만 일부 지지층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를 선택하면서 지지층이 분산되기도 했다.
그러나 이번 조기대선 경선은 ‘이재명 대세론’이 우세하다. 현재 이 전 대표와 김동연 경기지사, 김두관 전 의원이 출마 선언을 마쳤다. 김경수 전 경남지사가 출마를 타진하고 있고, 추가로 출마자가 나타나진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민주당은 이르면 이달 말 최종 후보를 선출하고 ‘단일대오’로 대선에 나설 전망이다.
최수영 평론가는 “당시에는 문 후보가 있었지만, 완전한 일극은 아니어서 안 후보와 이 후보의 공간도 좀 있었는데, 지금은 ‘이재명’이라는 워낙 이제 거대한 산이 버티고 있는 원톱의 형국”이라고 평가했다.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파면으로 새누리당과 바른정당으로 쪼개진 보수 진영은 ‘탄핵 책임론’이라는 기울어진 운동장 속에서 선거를 치렀다. 당시 홍준표 후보와 유승민 후보로 나뉘어져 당은 물론 지지층도 사분오열했다.
당시엔 박 전 대통령 탄핵 여론이 압도적이었지만, 이번 12·3 비상계엄 이후 국론분열이 심화하면서 한때 탄핵 찬반 여론 격차가 크게 벌어지기도 했다.
그 때문에 이번 조기대선에서 국민의힘은 분열하지 않았고, ‘탄핵과의 결별’을 망설이는 모양새다. 파면된 윤 전 대통령 또한 승복 메시지를 내지 않은 데다 광장에서 탄핵 반대를 외친 이른바 ‘아스팔트 보수’ 지지층이 탄탄하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 조기대선과 이번 조기대선의 큰 차이점은 분당이 없다는 것”이라며 “당시에는 유 전 의원이나 심상정 전 정의당 의원 등 유의미한 득표율을 가진 사람들이 있었는데, 이번에는 그렇게 분산될 것 같진 않다”고 평가했다.
윤 전 대통령의 ‘입김’이 작용하는 점도 있다. 윤 전 대통령은 파면 이후 계속해서 대국민 메시지를 내며 지지층을 결집하고 있다. 이에 윤 전 대통령이 대선 국면에서도 영향력을 끼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최 평론가는 “지금은 보수가 궤멸되지 않고 오히려 광장의 에너지, 친윤(친윤석열)의 열기가 있다”면서 “당시에는 박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제로(0)에 수렴했지만, 윤 전 대통령이라는 사람의 여러 가지가 변수로 남아있다”고 분석했다.
이 교수는 대선 출마를 선언한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을 두고 “(이 의원까지) 3자 구도로 갈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국민의힘에서 이 의원과 단일화를 논의할 가능성도 제기됐지만, 이 의원이 “국민의힘에서 모욕적 주장을 통해 (저를) 내쫓았기 때문에 그 부분에 반성이나 사과의 기미가 없는 상황에서 단일화 논의는 무의미하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정치권에선 이 전 대표의 경우 ‘중도 확장력’, 보수 진영은 ‘탄핵’이 조기대선 승리의 최대 과제가 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 관계자는 “지난 조기대선에서 문 후보에 대한 호감도와 비호감의 차이는 크지 않았지만, 이 전 대표는 호감보다 비호감도가 높고, 사법리스크 역시 여전히 남아있다”고 평가했다.
최 평론가도 “(이 전 대표가) 일극임에도 불구하고 뚜렷한 지지율 ‘박스권 탈출’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두껍게 쌓인 비토층이 문제”라며 “1대 1 싸움에서는 중도 소구력이 승부를 가르는데, 가장 안 좋은 것이 비호감이다. 그것을 어떻게 뚫고 나갈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이 ‘탄핵의 강’을 건널지도 주목된다. 대선은 미래형 투표, 전망형 투표로 ‘대안 세력’이 되어야 하는데, 윤 전 대통령의 영향력이 나타날수록 비상계엄이 회고되면서 징벌형 투표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최근 국민의힘 지도부 메시지에선 ‘새로운 시대’에 대한 메시지와 함께 ‘청산’이라는 용어도 등장하고 있다.
국회 관계자는 “계엄령이 해제된 이후 국민의힘 당 지도부와 의원들이 머뭇거리는 사이 (탄핵과) 확실히 선을 긋는 것에 실패했다”면서 “이번 조기대선은 계속해서 윤석열의 그림자가 국민의힘 움직임을 제한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교수도 “탄핵당한 정당이 이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