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병3’는 어떻게 성공할 수 있었나?[서병기 연예톡톡]

민진기 감독

[헤럴드경제 = 서병기 선임기자]지니 TV 오리지널 드라마로 ENA에 편성된 드라마 ‘신병3’는 군 생활을 완벽히 재현하면서도 입체적 재미와 자연스러운 감동을 주었다.

‘신병3’는 지난 시즌에 비해 비해 이야기는 한층 풍성해졌고 캐릭터의 관계성은 다양해졌다. 군 생활로 국내 뿐 아니라 해외까지 재미를 줄 수 있는 비결이 궁금했다. 드라마가 종영하고 민진기 감독과 윤기영 작가를 만났다.

“‘신병’시즌1~2는 장삐쭈의 원작을 바탕으로 했고, 시즌3는 집단창작 시스템으로 효율을 강화했다. 시즌3는 시트콤과 코미디를 강화했다. 이번 시즌에는 조백호 중대장(오대환), 문빛나리(김요한), 전세계(김동준) 등 새로운 캐릭터를 투입해 관계성을 확장했다. 병영드라마로만 국한되지 않고 연속성으로 기획됐다.”(민진기 감독)

‘신병3’는 ‘개그콘서트’ 출신 윤기영 작가 등 4명이 집필진으로 참가했다. 윤기영 작가는 “코미디적인 도움을 받았다. ‘개콘’을 오래 집필했는데, 실질적인 도움이 됐다”고 밝혔다.

높은 화제성에 비해 시청률은 2~3%로 그리 높지 않았다는 말에 민진기 감독은 “tvN에 10년 정도 있었는데, ‘롤러코스터’ ‘푸른거탑’ ‘꽃보다 할배’ ‘SNL 코리아’ 등이 나올 때라, 마치 그때의 tvN을 보는 듯했다. ENA에서 마치 그 때처럼 색깔이 다채로움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민진기 감독은 “코미디는 정답이 없다. tvN에서 집단창작시스템을 경험했는데, 역시 코미디는 집단창작이 유리하다. 군대 드라마가 너무 코미디가 강해질 수 있고 지나치게 남성적일 수 있어, 여성작가 강고은 씨를 투입해 남녀 작가의 밸런스를 맞춰 토론해나갔다. 박민석(김민호)의 친누나이자 부사관인 박민주 중사(이수지)와 부소대장 임성민(남민우)의 러브라인이나 성윤모, 문빛나리 캐릭터의 출발점과 접근법이 기존 군대물과는 다르다”고 덧붙였다.

신병3

시즌2에서 나쁜 짓을 했던 성윤모(김현구)를 원래 자리였던 내부반으로 복귀시킨 것에 대한 이유도 있을 것 같았다. 민 감독은 “시즌을 연속해서 갈 수 있는 캐릭터가 필요했고, 성윤모가 시즌2와 연결고리가 강한 인물이었다”면서 “성윤모는 착한 인물이라는 걸 염두에 두지는 않았고, 시청자가 용납해줄 수 있겠다는 생각으로 개과천선의 길을 걷고 있다. 옆 사람의 도움을 받아 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윤기영 작가도 “관심병사를 숨기지 말고 어떻게 생활하고 용해되는지를 보여드리고 싶었다. 이들은 20대 초중반이다. 사람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고도 하지만, 성윤모는 나쁜 짓을 했고, 문빛나리는 사회에서는 우등생인데, 군대에서 적응을 잘못한다. 이들도 고참의 도움을 받아 변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던지고 싶었다”고 말했다.

실제로 ‘신병3’를 보면서, 전세계(김동준)가 단체생활에서 행사를 핑계로 자주 외근과 외박을 하며 고참들의 눈밖에 났지만, 전세계 어머니의 위독함이 이유라는 걸 알고, 강병장(이정현)이 “왜 우리에게 고민을 말하지 않았어. 우리가 그런 걸 해결해주기 위해 군대에 먼저 와 있는 거야”라고 말할 때는 울컥하지 않을 수 없었다.

잦아진 외출에 전세계가 대대장이라는 뒷배를 두고 무단 외출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신화부대 내에 파다하게 퍼진 상황이었기 때문이다.

‘신병3’에는 전형적인 빌런이 없다. 악인, 선인 캐릭터의 대조가 없다. 이에 대해 민 감독은 “정극스타일도 아니고, 빌런을 두는 게 올드하다. 군대 빌런도 ‘군검사 도베르만’ 같은 드라마는 있을 수 있지만, 여기서는 빌런을 두는 게 불편하다. 사람들이 ‘신병’을 리얼리즘, 하이퍼리얼리즘이라고 하지 않나. 군대 이야기를 나쁘게 그리지 않아 다행이다. 즐겁게 울고웃으면서, 아쉬움을 남겨 다음 시즌을 보고싶게 하고 싶었다”고 답했다.

윤기영 작가

윤기영 작가는 “시즌3를 시즌1, 2와 같이 해버리면 안될 듯 했다. 많은 캐릭터가 들어와 하나하나 풀다보니 다양한 줄기로 나아가게 됐다”면서 “처음에는 빌런인줄 알았던 이정현(강찬석 역)도 인스타 팔로우가 늘었다. 김현규(성윤모 역)나 김요한(문빛나리)도 나락이 아니라, 극복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신병’은 어리바리한 박민석(김민호)의 시점으로 서사를 풀어간다. 하지만 새로운 캐릭터들의 등장으로 시즌3에서는 박민호의 존재감이 줄어들었다.

민 감독은 “다른 멤버들이 활약하려면 박민석이 깔아주는 부분이 중요하다. 김민호 씨는 자신은 희생하고 새로운 캐릭터가 부각되도록 많은 신경을 써주었다. 현장에서도 ‘이렇게 하면 어때’ 하고 상의를 하더라. 극중에서는 여전히 사고뭉치지만 밖에서는 많이 성장했다. 김민호 씨는 맏형이고 주연배우다”고 했다.

조백호 중대장은 오대환 배우가 인간적이고 위트있게 풀어내며 설득력 있게 완성했다. 민 감독은 “오대환 에피소드는 그런 리더가 군대뿐 아니라 회사에서도 한번쯤 있었으면 하고 그려냈다”고 밝혔다.

의욕은 있지만 체력이 따라주지 않는 ‘병약미’의 오석진 소대장(이상진)도 흥미있게 잘 그려졌다. 이수지-남민우 로맨스에 대해서는 “이수지 씨도 ‘결혼시켜주는 거에요? 쌍둥이까지 낳아야 더 재밌을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최일구와 박민석 역을 각각 맡은 김민호와 남태우는 중저음 목소리로도 리얼리티를 강화한다. 이런 캐릭터가 대한민국 군대 어디쯤에 있을 것 같다.

‘신병’은 시즌4 제작을 이미 확정한 상태다. ‘신병’시즌은 언제까지 가느냐고 묻자 민 감독은 “군대에는 신병이 계속 들어온다. 우리는 외전이나 번외편으로 해군, 해병대, 공군을 준비하고 있고, 신병 IP가 지금보다 더욱 글로벌 인기를 얻고 글로벌 스타가 나오는 콘텐츠로 제작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청자 중에는 40년전에 군대 생활한 분도 있다. 기억속에 묻어져 있는 걸 ‘신병’이 떠올려준다. 코미디는 공감 베이스라야 효과가 나는데, ‘신병’에는 그 부분이 있다. 결코 웃기는 일로 끝날 수 없는 감정선을 보여준다. 실제 일어난 이야기에 바탕을 둔다. 문빛나리가 군화 끈을 풀어서 죽으려고 할 때에 ‘폐급’ 성윤모가 위로하며 5매듭을 묶어준다. 병사가 극한상황에 놓일 때 선임이 그런 말을 해주면 좋을 것 같다. ‘신병’이 의미있는 시도를 하고 있지 않나 싶다.”(민진기 감독)

민진기 감독은 “드라마 제작 환경이 열악하지만 극복하는 수밖에 없다. 탑급 스타 배우에 의존하지 않고, 대중에게 더 파고들 수 있는 시대가 됐다. 제작 입장에서는 비용과 플랫폼 특성을 다양하게 가는 효율화 기획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윤기영 작가는 “사람들의 니즈는 다양하다. 보는 시각도 높아졌다. 챗gpt에 넣으면 이야기가 완성도 있게 나온다. 하지만 일상에서 공감할 수 있는 이런 이야기를 찾아내는 것이 우리 플랫폼에 어울리는 일이다”고 했다. 민진기 감독은 “우리 영역의 코미디 만큼은 AI가 쉽게 따라오기 어렵다. 정답이 없고, 오답은 많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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