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짓는’ 청주공예비엔날레, 올가을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다

4일 청주 문화제조창 일대에서 개막
최다 국가·최장 전시…역대 최대 규모
모나 오렌·고소미 작가 신작 전시 눈길


지난 2023년 열린 청주공예비엔날레. 격년마다 열리는 비엔날레로 올해 주제는 ‘세상 짓기’다. [연합]


[헤럴드경제=이정아 기자] ‘옷을 짓고, 밥을 짓고, 집을 짓는다.’

우리가 매일 반복하는 이 ‘짓는’ 행위에는 삶을 만들어내는 힘이 깃들어 있다. 올해로 14번째를 맞는 청주공예비엔날레는 이 단순한 동사에서 출발한다. 이번 비엔날레의 주제는 ‘세상 짓기(Re_Crafting Tomorrow)’. 도자, 금속, 목칠, 섬유, 유리 등 재료와 손끝이 빚어내는 기술로 집약된 공예가 어떻게 새로운 세상을 짓는 설계도가 될 수 있는지 보여줄 예정이다.

“마크 트웨인의 경고처럼 ‘불필요한 필수품을 한없이 찍어내는’ 고삐 풀린 현대문명에 공예는 어떤 응답을 할 수 있을까 하는 고민에서 시작됐어요.” 최근 기자들과 만난 강재영 예술감독은 “이번 비엔날레는 현대문명에 대한 공예의 응답이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2023년에 이어 올해도 예술감독을 맡았다.

오는 9월 4일 청주시 청원구 문화제조창 일대에서 개막하는 이번 비엔날레는 ‘역대 최대’ 규모로 열린다. 역대 최다 국가가 참여하고, 역대 최대 규모의 지역 작가들이 함께하며, 역대 최장인 60일간 열린다. 강 감독은 “특히 본전시의 약 80%가 신작”이라고 강조했다.

밀랍 조각가 모나 오렌 [청주공예비엔날레]


비엔날레의 백미인 본전시에서는 16개국 140명의 작가의 300여 작품이 공개된다. 이 중 주목할 만한 작품은 프랑스에서 활동하는 이스라엘 출신 밀랍 조각가 모나 오렌의 ‘연잎 시리즈’다. 꽃과 잎사귀 등 식물에서 영감을 받아 작업하는 그는 지난 한 달여 동안 청주에 머물며 신작을 만들었다.

그는 “한국에만 있는 새로운 밀랍 재료를 발견해 작품을 선보이고 싶었다”며 “오랜 시간 탐닉해 온 밀랍만의 빛과 투명성, 시간성을 온전히 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비엔날레에서는 특별전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 참여 작가로 선정된 고소미 작가의 신작도 눈에 띈다. 현대 트랜스로컬 시리즈는 현대자동차가 후원하는 신규 아트 파트너십으로, 청주공예비엔날레와 영국 맨체스터 휘트워스 미술관이 첫 협업 기관으로 손을 잡았다.

고 작가는 한지를 손으로 자르고 꼬아 실로 만들어 자신의 이름을 딴 일명 ‘소미사’ 기법으로 작업을 이어오고 있다. 그는 “전통과 동시대 기술이 함께 엮어낸 지식 체계와 공동체 간의 연대를 잇는 공예 정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고소미 작가의 ‘Arche-trace’(2024) [청주공예비엔날레]


이 밖에도 대한불교조계종 종정 성파 스님의 특별전, 71개국이 참여하는 청주국제공예공모전, 태국 공예의 진수를 만날 수 있는 초대국가전, 키르기즈 ODA(공적개발원조) 성과전 등이 관람객을 만난다.

비엔날레는 전시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청주와 서울을 넘나들며 국제공예포럼도 펼쳐진다. 개막 전야인 오는 9월 3일부터 국내외 공예 작가들과 전문가들이 ‘세상 짓기’라는 화두 아래 공예의 좌표를 논한다. 11명의 참여 작가가 20장의 슬라이드로 공예 철학을 소개하는 ‘페차쿠차’를 시작으로, 국립현대미술관에서는 발표와 토론이 함께 이뤄지는 ‘콜로키움’이 이어진다. 이후에는 ‘키아프·프리즈 서울’ 현장을 탐방하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한편 1999년에 첫발을 내디딘 청주공예비엔날레는 격년으로 개최되며 26년의 역사를 이어왔다. 비엔날레는 전국의 문화매력을 찾아서 가치를 널리 알리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로컬100’ 선정사업에 포함됐다.

전시는 11월 2일까지. 관람료 성인 1만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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