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최광빈 전 서울시 푸른도시국장 “서울시 공원 조성 40년 경험 책으로 남겨 뿌듯”

‘푸른 도시, 서울의 공원’ 발간 최광빈 전 서울시 푸른도시국장 “서울시 여의도공원, 북서울 꿈의숲, 노원구 불암산 생태학습관· 수락휴 조성 등 경험을 책으로 발간 보람 느껴”


최광빈 전 서울시 푸른도시국장


[헤럴드경제=박종일 선임기자] 서울시에서 녹지직 사무관으로 시작해 두 차례 푸른도시국장 등을 역임하며 33년 11개월을 마치고, 노원구 힐링도시국장을 5년을 추가했던 최 국장이 이번 공직 동안 여의도 공원 등을 조성한 과정과 애환을 담은 책을 발간했다.

기자는 최 전 국장이 공직기간 동안 경험 등을 후배 녹지직 공무원들에게 전해줄 이야기들을 인터뷰를 통해 들어봤다.

Q1. 책을 구상하게 된 계기는?

서울시에서 한 분야에서만 30여년 넘게 근무하고 퇴임 후 노원구에서 힐링도시국장으로 5년간 추가로 근무하여 대략 40여년(정확하게 38년 11개월) 근무하면서 대형공원 프로젝트의 기획과 도시녹화, 조경업무를 처리하여 구체적인 실물들을 만들어 본 경험을 많은 사람들, 특히 녹지직 공무원들이 공유할 수 있도록 책으로 만들어 달라는 권유와 주변 지인들의 독려도 있었다.

저자로서도 공원과 도시녹화, 조경업무를 주도적으로 기획하고 실행할 수 있는 일이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기회가 아니기 때문에 이들을 기획하고 프로젝트화 하는 쉽지 않은 과정에서의 열정과 노하우를 경험담 내지는 회고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결정적으로 마음을 굳히게 된 것은 2019년 당시 노원구 불암산 생태학습관의 설계를 담당했던 이손건축 이민 소장이 함께 숲길을 걸으면서 그동안의 경험을 책으로 써보라고 권유한 것이었다.

Q2. 준비는 어떻게 하셨나요?

평소 다른 사람들보다 메모하기를 좋아해서 각종업무 내용을 기자수첩에 메모해 두어 약 30~40권의 수첩이 있었으나 서울시 퇴직 즈음에 책들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분실하게 됐다.

주요 프로젝트 별로 그때그때 생각나는 것을 기억에 의존하기도 하고 서울시와 노원구의 녹지직 후배들에게 자료를 부탁해 가면서 하나 둘 준비하게 됐다.

퇴임 후 별도의 집필 공간을 마련하고, 본격적으로 원고를 쓰기 시작하여 2년 가까이 작업했다.

Q3. 책의 주요 내용은?

일반 독자들은 공원을 행복하게 이용하면 되지만 공원을 만드는 계기, 기획하고 실행해 온 과정 등을 전혀 들여다 볼 수도 없고 구체적으로 설명해 주는 곳도 없는 것이 사실이다.

이 책을 읽은 일반 독자들이 서울의 공원과 녹지, 조경 사업에 관한 숨은 사연들을 알고 이용 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고, 후배 녹지직 공무원들에게는 실무적인 참고가 될 수 있기를 바라는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

저자가 직접 구상하여 추진한 일들이 대부분이나1996년 ‘공원녹지 확충 5개년 계획’ 발표 이후 조순 시장의 여의도공원, 천호동공원, 고건 시장의 월드컵공원, 선유도공원, 이명박 시장의 서울숲, 1기 오세훈 시장의 북서울 꿈의 숲, 중랑캠핑숲, 2차 어린이공원 현대화, 박원순 시장의 경춘선 및 경의선 숲길 등 다섯 분의 시장이 재임하는 동안 서울시 대표 공원의 조성을 주도한 내용이다.

이 외에도 학교녹화, 공원화사업, 옥상녹화, 서울둘레길과 무장애숲길, 노원구의 불암산 힐링타운, 동네공원 재생, 수락산의 수락휴 기획, 당현천의 하천공원화 등 서울시 전역에 걸친 다양한 경험을 수록하고 있다.

Q4. 책을 만들고 보니 느낀 보람?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고 했는데, 막상 기억으로만 맴돌던 것들을 하나둘 기록으로 정리하여 책으로 엮으니 뿌듯함을 느낀다.

‘누가 시켜서 일하는 것 보다는 알아서 일 하는 것’이 훨씬 스트레스도 덜 받고 일하는 것이라는 좌우명을 갖고 일해온 것인데 이 모든 것이 시민들의 삶의 질을 높여주는 공원과 조경 등 서울의 오아시스로도 남게 되는 것들이라서 더욱 보람을 느끼게 됐다.

Q5. 향후계획?

현재 서울시 도시공원위원회와 도시숲 등 위원회에 위원으로 참여하면서 서울시의 도시공원, 가로수 등 올바른 방향을 잡아가는데 도움을 주는 일을 하고 있으며 기회가 되면 녹지직 후배들과 가끔씩 모여서 사례로서 공유도 하고 저자의 경험을 필요로 하는 곳에 자문도 해주고 싶다.

공원에 대한 일반 시민의 관심과 인식 수준을 높이는 일이 결국 도시의 품격을 살리는 일이라는 생각에서 대중 강연을 틈나는대로 진행하고 싶다.

표지


Q6. 후배들과 조경 분야 전문가들에게 남기고 싶은 점은?

귀하게 주어지는 도시공원과 도시녹화·조경 프로젝트의 기회를 시민의 입장에서 좀 더 세심하고 성의껏 잘 만들어 갈 수 있도록 열정을 가져주길 부탁한다.

조경 전문가들에게는 서울시나 전국 지자체 등으로 공원과 정원 열풍이 서서히 불고 있는 좋은 기회를 놓치지 말고 현장에 답이 있다는 믿음으로 좀 더 디테일한 설계와 시공을 통해 국제적 위상을 갖추도록 힘써 주기 바란다.

Q7. 녹지직 공무원 40여년 동안 가장 보람이 있었던 일은?

모든 대형공원 조성사업이 모두 보람된 일이었으나가장 기억에 남는 프로젝트는 ‘덕수궁을 보행친화공간’으로 만든 일이었다.

누가 시켜서 한 일이 아니라 나와그 일대 2220명의 학생들 통학길이 너무나 비좁은 1.3m 보도 구간인데다 비가 오는 날이면 사람들로 교통체증을 빚는 것을 목격하고 일을 시도하여 성공했던 일이다. 현재는 외국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 도심 명소가 되고 있다.

또 하나는 노원구의 힐링도시국장으로 근무하면서 ‘불암산 힐링타운’을 하나 둘 직접 실행하면서 변화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었던 것도 큰 보람이었다.

이 외에도 동네공원 16개소의 재생을 통해 새로운 공원으로 탈바꿈시킨 것도 큰 보람이었다.

책 표지


Q8. 책을 쓰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일을 하면서 메모해 놓았던 30~40여권의 기자수첩을 분실하여 좀 더 생생한 기록을 담지 못한 것이 아쉬웠다.

대부분 저자 기억에 의존한 아이템 위주로 글을 쓰게 되었으나 책을 쓰면서 상당부분 서울시 후배들에게 필요한 자료를 도움 받았으나 예전 자료들이 잘 보관되어 있지 않아 애로사항이 있었다.

Q9. 서울시 녹지직 전설로 마치면서 아쉬웠던 점, 다시 녹지직 공무원을 시작한다면 어떤 점에 집중하고 싶은지?

서울시의 대형공원들은 결코 쉽게 확보된 땅에 만들어진 것들이 아니었다.

치열한 토지 활용의 경쟁, 예산확보를 위한 투쟁(?) 등 험난한 과정을 헤쳐 나가면서 확보하고 공원으로 만들어 제공한 것들이다.

재직 중 아쉬웠던 점은 서울시 재직 시 북서울 꿈의 숲은 공원과장으로서 직접 설계, 시공과정을 주관한 바 있으나 대부분 공원들은 산하 사업소로 하여금 설계해서 일을 하도록 하는 체제에서 디테일을 직접 챙기지 못한 아쉬움이 있다.

다만, 노원구의 힐링도시국장으로 다시 근무하면서 현장에서 여러 가지 프로젝트의 디테일을 직접 챙겨가며 완성도를 높일 수 있었던 것은 좋은 기회였다.

다시 녹지직 공무원을 시작한다면 좀 더 인문학의 기반을 단단히 쌓아 시민들의 다양한 삶을 담는 그릇으로서의 공원을 좀 더 세심하게 잘 만들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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