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비즈] 베트남판 메가시티 전략, 지방정부 통합 속내는?


베트남은 우리 한반도 면적의 약 1.5배 수준이지만, 인도차이나 반도를 끼고 남북으로 총 1650km에 걸쳐 길게 펼쳐져 있다. 이는 서울에서 바다 건너 대만의 ‘가오슝’까지 가는 거리와 맞먹는 길이다. 그렇다 보니, 북쪽은 온화한 4계절에 남쪽은 1년 내내 여름이라 같은 나라 안에 서로 민족·문화적 다양성이 두드러진다.

그래서 베트남은 1975년 통일 후, 통치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기존 65개 성들을 35개 성과 3개 중앙직할시로 통합했다. 하지만 1986년 도이머이(Doi Moi) 정책이 시작되면서 지방분권과 경제발전을 명목으로 다시 행정구역이 나눠져 최근까지 무려 63개 성으로 다시 분화된 상태였다. 지난 2024년 또럼 당서기장이 취임해 대대적인 정부혁신을 추진하며 2025년에는 기존 63개 성·시를 34개로 통합하는 개혁안을 추진했다. 이런 통합의 배경에는 공무원수 감축과 예산 절감, 행정절차 간소화 등의 목적도 있겠지만, 이와 더불어 향후 성급 광역지자체가 더 넓은 권한과 자원을 활용해 대단위 산업단지를 구축하고, 디지털행정시스템을 도입해 지역개발을 주도하겠다는 복안이 깔려있다.

따라서 이번 성·시 통폐합에서는 이미 2008년에 주변 성들과 통합으로 서울시(605㎢)의 5배가 넘는 3358㎢ 규모의 통합 대도시로 성장해 있던 수도 하노이를 제외한 나머지 4개 중앙직할시(호치민, 하이퐁, 껀터, 다낭)를 통합대도시들로 위상을 확대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우선 제2도시인 호치민시는 인근 바리아붕따우성과 빈즈엉성와 통합해 하노이 두 배 면적에 베트남 최대 인구를 가진 광역도시로 개편했고, 또 다른 인근 광역직할시였던 껀터시 역시 인접한 속짱성과 허우장성을 통합시킴으로써 호치민시와 더불어 남부지역의 양대 거점도시로 확대시켰다.

아울러 베트남 중부지역 거점이던 다낭시도 1997년에 원래 속해 있었던 꽝남성과 다시 통합해 전국 최대 면적(하노이 4배)의 광역직할시가 됐다.

북부에서도 수도 하노이의 배후 항만도시 역할을 해 온 ‘하이퐁’에 하노이로 향하는 길목에 있던 ‘하이즈엉성’을 통합함으로써 수도와 항구의 양쪽 연계성을 크게 강화시켰다. 그리고 수도인 하노이도 주변에 있는 수도권 8개 성들을 5개로 통합해 상호연계성을 강화했다. 이렇게 하노이 인근 5개 성과 4개 중앙직할시들을 주변성들과 통합해 충분한 인구와 영토 그리고 항구 연계성을 확보하도록 개편한 것이다.

이러한 개혁은 베트남 중앙정부와 광역직할시들이 더 주도적으로 국가 경제개발을 주도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를 위해 행정단계도 우리나라의 시·군에 해당하던 ‘Quan·Huyen’를 폐지하고, 광역지자체인 ‘성·시’만 남겨 2단계로 축소했다.

따라서 향후 베트남에 진출하려는 한국 기업들은 이제 5대 거점 중심의 시장공략이 가능해졌다. 또한, 투자진출시 인력 수급이나 허가 등에 있어 좀 더 광범위한 지역을 커버하는 전략을 가지고 진출할 수 있다는 면에서 이번 개혁은 우리에게 유리한 변화로 작용할 수 있다.

복덕규 코트라 하노이 무역관 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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