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연구현장 패싱” 과기부, 출연연 행정통합 일방추진…‘논란’ 일파만파

과학기술 정부출연연구기관 연구진의 R&D 모습.[헤럴드DB]

[헤럴드경제=구본혁 기자]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가 내년부터 23개 과학기술 정부출연연구기관의 행정인력 통합을 전격 추진, 논란이 커지고 있다. 실제 NST는 내년 309명의 출연연 이관 인력 정원과 약 100억원의 인건비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17일 헤럴드경제 취재에 따르면 과기정통부와 NST는 ‘연구생태계 혁신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통합 추진에 나서고 있다. 출연연 연구행정 통합은 각 출연연 별로 행정 체계와 역량도 서로 달라 이를 전반적으로 균형을 맞춰 행정업무 효율화를 위해 추진하고 있는 것.

내년부터 23개 출연연의 정보화, 시설, 구매, 감사, 기술이전 인력을 NST 소속으로 전환, 통합 운영하는 것이 주요 내용이다. 이후 국제협력, 기획, 예산, 정책 등 행정 전 분야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문제는 이 같은 정책이 일선 연구 현장의 의견 수렴 절차 하나없이 일방적인 탑다운 형태로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껏 행정통합이 추진될 것이라는 소문만 무성했을 뿐 공론화 절차는 전혀 없었다는게 연구현장의 전언이다. 하지만 내년도 인력 정원과 예산이 확보된 만큼 정부 계획대로 추진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공공과학기술연구노조는 출연연 연구 현장과 소통없는 일방적 행정통합이라며 즉각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최연택 공공과기노조 위원장은 “최근 PBS 폐지 등 연구현장의 문제해결의 기대가 커지고 있는 상황과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어 심각하게 바라보고 있다”면서 “행정통합 추진 과정에는 많은 난관과 장애가 도사리고 있기에 현장과 소통과 협의가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23개 출연연에서도 일방적인 행정통합 추진은 안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세종 청사.[헤럴드DB]

출연연 관계자는 “국가과학기술연구회의 행정단일화 및 물리적 통합은 말도 안되는 이야기”라며 “화학, 생명, 지질, 기계, 원자력 등 다 특수한 고유 연구분야에 맞춰서 수십년 동안 발전해온 연구행정을 관료적 시점에서 일원화한다는 것은 연구행정 노하우와 전문성을 깡그리 무시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이어 “관료적 시각에서 보는 수직적-물리적 통합이 수평적-화학적 통합으로 이어진다는 보장도 없고 이는 통합을 빙자한 행정인력 구조조정으로 볼 수 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과기정통부는 출연연 행정통합 추진이 현장과 소통이 부족하다는 것은 인정하면서도 현장 의견 수렴을 거쳐 연말까지 기획보고서와 최종안을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정책 추진에 있어 연구현장과 먼저 소통하고 의견수렴하는 것이 원칙적으로 맞지만 재정 당국과 예산안을 만들면서 물리적인 시간이 부족했다”면서 “이달부터 관련 TF가 본격 가동돼 공청회를 개최하는 등 현장 의견수렴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강제적, 인위적 통합은 결코 없다”며 “현장 반대가 크면 추진이 어려울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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