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인하 협상 지연…15% 전환 시 현대차·기아 환입 6000억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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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일본차에 대한 관세가 15%로 정해진 지난 16일 경기도 평택항에 수출용 자동차가 세워져 있는 모습. [연합] |
[헤럴드경제=문이림 기자] 글로벌 자동차 시장이 예상보다 빠른 성장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한국 완성차 업계는 미국발 25% 관세 부담으로 3분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하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30일 보고서에서 “25% 관세가 유지될 경우 현대차·기아 모두 영업이익률 방어가 쉽지 않다”며 “15% 관세로 조속히 협상이 마무리돼야 글로벌 업체들과 동일한 조건에서 경쟁할 수 있다”고 말했다.
올해 글로벌 자동차 시장은 예상보다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1~8월 누적 판매량은 5905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4.1% 증가했다. 지난해 연간 성장률(2.1%)을 크게 웃돌았다. 지역별로는 중국과 남미를 중심으로 수요가 견조하다. 유럽은 성장세가 둔화되는 모습이다.
미국 시장에서는 하이브리드차(HEV)가 성장세를 주도하고 있다. 올 1~7월 누적 기준 HEV 판매는 163만3000대로 전년 대비 32.2% 급증했다.
유럽에선 순수전기차(BEV)가 전년 대비 26.1% 증가한 153만7000대를 기록했다.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도 전년 대비 28.1% 증가하며 빠른 전동화 속도를 보여줬다. 하 연구원은 “내년부터 본격화되는 유럽연합(EU) 탄소배출 규제 강화로 전기차 중심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완성차 업계는 3분기 들어 미국발 관세 부담이 전면 반영되며 실적 악화가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현대차는 2분기 약 8280억원의 관세가 반영됐으나 3분기에는 약 1조3000억원까지 늘어날 것으로 추산된다. 기아 역시 2분기 7860억원에서 3분기 1조2000억원으로 확대될 전망이다.
우리나라는 지난달 관세율이 25%에서 15%로 낮아질 것으로 기대했으나 협상이 지연되고 있다. 협상이 타결되더라도 실제 차량 판매까지 1~2개월의 시차가 존재해 올해 실적에는 25% 관세가 그대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하 연구원은 “관세가 15%로 낮아지고 소급 환입이 이뤄질 경우 현대차는 3340억원, 기아는 3250억원 규모의 환입이 예상된다”고 분석했다.
3분기 현대차 매출은 45조2552억원, 영업이익은 2조4206억원으로 전망된다. 전년대비 5.4% 증가, 32.4% 감소한 수치다. 하 연구원은 “아시아를 제외한 지역의 판매 호조에도 불구하고 관세와 인센티브 확대 부담이 실적을 압박한다”고 말했다.
기아 역시 3분기 매출 26조6000억원, 영업이익 2조1000억원으로 시장 기대치를 밑돌 것으로 전망된다. 영업익은 전년 대비 32.4% 감소한 수치다. 관세 부담은 올해 3조1000억원, 내년 4조8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하 연구원은 “관세 협상 지연이 이어질 경우 수익성 악화가 불가피하다”면서도 “하이브리드 라인업 확대와 우호적 환율 등으로 중장기 경쟁력은 유지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반기 관세 부담이 수익성의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하 연구원은 “완성차 업체별 관세 부담은 영업이익 대비 관세 금액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익성이 낮은 업체는 상대적으로 적은 관세에도 실적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영업이익률이 낮아 관세 부담을 감당하기 어려운 업체들부터 판매가격 인상을 단행할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올 상반기 닛산, 혼다, 스텔란티스가 자동차 부문에서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들 기업은 관세 압박이 심화되는 환경에서 가격 인상 없이 사업을 지속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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