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마초 팔던 이라크 출신 청년, 트럼프 라인타고 특사된 사연[나우, 어스]

트럼프, 마크 사바야 이라크 특사로 공식 지명
이라크서 태어나 미국 이주 후 대마초 사업으로 자수성가
미시간서 무슬림 유권자 움직여 트럼프 재선 기여
외교 경력 전무한 ‘보은인사’에 논란도

트럼프 대통령(오른쪽)이 마크 사바야를 이라크 특사로 공식 지명했다. 사바야는 트럼프의 재선 운동 당시 미시간 지역 조직의 핵심으로 활동했던 인물로, 외교를 포함한 공직 경력이 전무해 논란이 되고 있다.[인스타그램 캡처]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어릴적 이라크에서 미국으로 이주해 대마초 사업으로 자수성가한 청년이 이라크 특사로 임명돼 논란이 일고 있다. 공직 경험이 전무한 이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에 기여한 공을 인정받아 ‘보은 인사’로 민감한 중동 외교의 한 축을 담당하게 됐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사회관계망(SNS) 플랫폼 트루스소셜을 통해 마크 사바야(Mark Savaya)를 이라크 특사(Special Envoy to Iraq)로 공식 지명했다고 밝혔다. 그는 “마크는 이라크-미국 관계에 대한 깊은 이해와 지역 내 인맥을 바탕으로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며 “그는 미시간주에서 제 선거운동의 핵심 인물이었으며, 그와 다른 이들의 도움으로 무슬림 아메리칸들의 사상 최대 투표율을 기록할 수 있었다”고 게시했다.

사바야는 이날 오후 인스타그램을 통해 “도널드 J. 트럼프 대통령께서 저를 이라크 공화국 특사로 임명해주신 것에 대해 깊이 겸허하고, 영광스러우며, 감사한 마음”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의 리더십과 지도 하에 미국-이라크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데 전념할 것”이라 말했다.

사바야는 이라크 바그다드 출신으로, 2000년대 초 미국으로 이주해 만다인(Mandaean) 공동체를 바탕으로 활동했다. 만다인은 고대 메소포타미아(이라크 남부와 이란 남서부) 지역을 중심으로 한 아람어계 소수 종교집단으로, 이라크 내 그리스도교 집단이라 분류된다.

미국에서 그가 자리잡은 기반은 대마초다. 미시간주(州) 디트로이트에서 ‘리프 앤드 버드(Leaf and Bud)’라는 대마초 판매 체인을 설립, 다양한 의료 및 오락용 대마초 제품을 판매해왔다. 리프 앤드 버드는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와서 가져가라. 공짜 대마초.(Come get it. Free weed.)”라는 문구의 도로 광고판으로 이목을 끌었지만, 연령 구분없이 누구나 볼 수 있는 도로 광고판으로 대마초 마케팅을 한다는 점이 논란이 돼 결국 시에서 관련 조례를 제정하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밝힌 바와 같이 그는 미시간 지역에서 트럼프에 세를 몰아주는데 공을 세웠다. 특히 그는 무슬림은 아니지만 유연한 소통을 통해, 미시간 내 무슬림 미국인들이 투표장으로 나와 트럼프를 지지하게 하는데 기여했다는 평을 받는다.

외교 경력이 전무한 청년이 지난 선거에서의 공로를 인정받아 특사로 임명된 과정은 전문성 없는 ‘보은 인사’라는 비판을 불러일으키기에 알맞은 구도다. 외교 분야 경력이 없음에도 중용되는 인사는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 종종 있었는데, 대표적인 사례가 주 이스라엘 대사다. 마이크 허커비 주 이스라엘 미국 대사는 침례교 목사 출신으로 아칸소 주지사를 지낸 인물이다. 그는 이스라엘 중에서도 강경파의 입장을 고스란히 대변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서안지구 합병을 공공연히 지지할 정도여서 미 정부도 “허커비 대사는 본인 스스로를 대변한다”고 반응할 정도다.

중동 특사인 스티브 위트코프도 유대계 부동산 사업가로, 외교 분야 경력은 전무하다. 그에 대한 평도 부정적인 경우가 많다. 지난 8월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이 알래스카에서 회담을 한 이후에도 후속 합의가 지지부진하자, 회담 과정에 정통한 한 외교가 인사는 “그의 경험 부족이 여실히 드러난다. 그가 대통령의 귀를 사로잡고 있는 것은 분명하지만, 오고 간 말과 합의된 내용에 대해 혼선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도 그의 친(親) 러시아적 태도와 외교적 무능력을 비판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사례에서 확인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은 전문성보다 자신에 대한 충성심을 우선시하는 것이다. 반대로 충성심을 버리고 자신에게서 돌아선 이들에 대해서는 가차없는 보복을 하는 것으로도 유명하다.

Print Friend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