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급 과잉·환율 부담, 아시아나·LCC ‘실적 경고등’
전통 성수기에도 여객 둔화…4분기 반등 어려울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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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산한 인천공항 출국장 [이상섭 기자] |
[헤럴드경제=김성우 기자] 항공업계 ‘맏형’ 대한항공이 지난 3분기(7~9월)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어드는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글로벌 항공 공급량 증가와 가격 경쟁 심화, 북미 노선에서의 리스크라는 ‘3중고’가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다.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국내 항공사 전반도 비슷한 분위기다. 아시아나항공과 주요 저비용항공사(LCC)들 역시 공급 과잉과 환율 부담, 주요 노선 단가 하락 등의 여파로 부진한 실적이 예상되면서 업계 전반에 우려 섞인 시선이 쏠리고 있다.
21일 대한항공은 올해 3분기 별도 기준 매출 4조85억원, 영업이익 3763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은 역대 분기 최대였던 지난해 동기(4조2408억원)보다 6% 감소했고, 영업이익은 6186억원보다 39% 줄었다. 당기순이익도 918억원으로 전년 동기(2766억원) 대비 67% 감소했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글로벌 공급 증대와 가격 경쟁 심화로 매출이 줄었다”며 “항공유 가격 하락으로 연료비는 감소했지만, 고환율(3분기 평균 1388원) 영향으로 감가상각비·정비비·공항·화객비 등이 늘어나면서 영업비용 전반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실적에서 주목할 만한 점은 여객 부문 매출 감소액이 1962억원으로 전체 감소분(2323억원)의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는 점이다. 여름휴가와 방학이 겹치는 3분기가 항공업계의 ‘전통 성수기’라는 점을 감안하면 우려스러운 대목이다.
대한항공은 이를 “미국 입국심사 규정 강화와 추석 연휴가 올해 10월(4분기)로 이연된 여파”라고 설명했지만, 공정거래위원회의 장거리 노선 가격 규제(아시아나와의 통합 조건) 등이 동시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에는 수요 걱정을 하지 않았던 미주 장거리 노선에서 공정위 가격 규제 영향이 예상보다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한항공이 이 정도면 LCC들은 대부분 적자를 우려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문제는 4분기에도 이런 부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업계에 따르면 추석 연휴가 있던 10월 첫 주를 제외하면 이후 여객 수요가 전년 대비 크게 줄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한 항공업계 관계자는 “대한항공이 이 정도 영업이익 급감을 보일 정도면 다른 항공사들은 곡소리가 나는 상황일 것”이라며 “신규 기재 도입과 신흥 항공사 진입이 겹치면서, 추석연휴 효과가 반짝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실적에서 대한항공의 화물 부문 매출은 531억원 줄어든 1조667억원으로 집계됐다. 미국발 관세 리스크 확대 등으로 항공화물 시장 성장세가 둔화됐지만, 대한항공은 국가별 상호 관세 변경과 수요 변동에 대응한 탄력적 노선 운영으로 ‘방어적 수익’을 유지했다.
현재 화물 부문은 연말 소비 특수에 대한 기대와 함께 무역갈등에 따른 수요 위축 가능성이 공존한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4분기 여객·화물 부문 모두 수익성 회복에 나설 계획으로, 동남아시아 등 동계 선호 관광지를 중심으로 탄력적인 공급 전략을 펼칠 것”이라며 “화물 분야에서는 시장 환경 변화에 따라 공급 운영을 유연화하고, 전자상거래 수요 및 고부가가치 품목 유치를 강화해 이익을 제고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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