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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17일 서울시 위기임산부 통합지원센터 사무실에서 상담사가 대기 중인 모습. [박지영 기자] |
전임 상담원 서울·경기 6명…지역은 1~3명뿐
24시간 지원 특성상
3교대 근무에 밤새워 재택근무
인력 충원, 고용 안정 필요성 지적
[헤럴드경제=박지영 기자] 전국의 위기임산부를 지원하기 위해 24시간 상담 센터가 문을 연지 약 1년이 지났다. 제도 시행 이후 유기 아동이 줄어드는 등 효과가 나타나고 있지만 위기임산부를 일선에서 마주하는 상담원들은 인력 부족과 높은 업무 강도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21일 백혜련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보건복지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현재 전국 위기임산부 지역상담기관으로 지정된 곳은 총 17곳이다. 국비 지원을 받는 16개 지역상담기관에서는 전임 상담원 46명이 근무 중이다. 총 정원은 48명이다.
구체적으로 ▷서울, 경기 6명 ▷대구, 인천, 대전·세종, 강원, 충남, 경북, 경남 3명 ▷부산, 광주, 울산, 충북, 전북, 전남 2명 ▷제주 1명의 전임 인력이 상담원으로 근무 중이다. 겸임 인력 39명까지 포함 시 총 인원은 85명이다. 다만 겸임 인력은 지역의 한부모가족 지원센터나 미혼모 지원센터 등에 근무하며 지원 업무를 하고 있다.
전국 위기임산부 지역상담기관은 2024년 7월 위기 임신 및 보호출산 지원과 아동 보호에 관한 특별법(위기임신 및 보호출산법)이 제정되면서 출범했다. 대표번호 1308로 전화 시 각 지역상담기관으로 연결된다. 지역상담기관은 위기임산부를 위한 지속 상담과 연계 기관 안내 등 업무를 수행한다. 위기임산부가 안전하게 출산을 하고 원가족 양육, 출생 신고 후 입양, 보호 출산 등에서 선택할 수 있게 돕는다.
위기임신 상담은 가시적인 효과를 나타내고 있다. 2024년 7월 시행 이후 지난 9월까지 총 2390명의 위기임산부에게 9719건의 상담을 진행했다. 심층 상담 결과 ▷원가정 양육 224명 ▷출생신고 후 입양 35명 ▷보호출산 133명(철회 24명 제외) ▷기타 30명으로 원가정 양육 사례가 가장 많았다. 단순 상담 건수는 1968명이었다. 유기 아동의 수도 줄었다. 2023년 88명이었던 유기 아동 수는 2024년 30명으로 3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 2020년 169명, 2021년 117명이었던 점을 고려하면 4년 만에 5분의 1로 감소한 셈이다.
하지만 지역상담기관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365일 24시간 상담’을 원칙으로 하다 보니 현재 인력은 터무니 없이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서울 지역상담기관의 경우 전임 6명, 겸임 6명 등 총 12명이 근무 중이다. 전임 상담 인력은 3교대로 근무한다. ▷주간 오전 9시~오후 6시 ▷야간 오후 1시~오후 10시 ▷철야 오후 10시~다음 날 오전 9시까지로 나뉜다. 현재 인력 상황으로는 전임 상담원 1명이 주에 1회 이상 반드시 철야 근무를 해야 하는 상황이다. 야간·철야 근무 다음 날의 휴일은 사실상 잠만 자고 다시 출근하는 수준이다. 일주일 중에 제대로 된 휴일은 하루에 그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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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 서대문구에 위치한 서울시 위기임산부 통합지원센터. [박지영 기자] |
그나마 서울·경기 지역 상담 기관은 사정이 나은 편이다. 지역 상담기관은 주간 오전 9시~오후 6시까지만 센터에서 근무하고 ‘당직’ 근무자가 업무용 휴대전화를 들고 자택에서 밤을 새워 대응하고 있는 실정이다.
업무 강도도 높다. 상담원들은 필요 시 긴급 출동이나 병원 동행도 마다하지 않는다. 임산부 혼자 출산을 시도하다가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고, 심각한 우울증과 불안을 호소하며 전화를 걸기도 하기 때문이다. 응급 상담 뿐만 아니라 지속 상담도 진행한다. 출산 전 임산부의 상태를 점검하고 양육, 출생 신고, 보호출산 여부 등을 상담하며 선택을 돕고 출산 이후 절차도 지원한다.
서울 지역 상담기관의 경우 상담원 1명당 평균 25명의 임산부와 지속 상담을 하고 있다. 거의 매일 상담을 하는 ‘액팅’ 지원 대상 임산부는 6~7명, 2~3주 한번 꼴로 상담을 하는 ‘모니터링’ 지원 대상 임산부는 18명 안팎이다. 개소 이후 1년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이직률이 44.4%에 달한다. 교대 근무와 잦은 밤샘 근무로 수면 장애, 생리 불순 등 건강 악화를 호소하는 상담원들도 상당하다.
현장에서는 제도 안착을 위해 상담원 인력 충원과 처우 개선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대구 지역 상담기관장을 맡고 있는 이윤숙 원장은 기관별로 최소 4명의 전임 상담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 원장은 “위기 임산부 상담은 언제, 어떤 긴급 상황이 생길지 모른다. 응급 출동을 할 때는 ‘2인 1조’로 지원을 나갈 필요가 있다”며 “2인 1조 출동, 교육, 휴가 등 일정을 고려하면 4명은 ‘최소 인원’”이라고 강조했다.
상담원 처우 및 계약 조건에 대해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상담기관 별로 기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계약직이다. 서울 지역 상담기관의 경우 연단위 계약직이다. 대구 지역 상담원은 오는 2026년 12월 31일 계약 만료다. 상담기관 별로 급여 체계도 상이하다.
이 원장은 “신분 보장이 안 되면 일에 소극적일 수밖에 없고 어렵게 일을 익힌 상담원이 떠나는 것을 막을 수 없다”며 “종사자 처우 개선을 위한 통일된 사업 지침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위기임산부는 줄어들 수는 있어도 사라질 수 없다. 언제, 어디서 도움을 요청하는 전화가 걸려 올지 모른다”며 “숙련된 상담원이 뿌리를 내려야 사업이 지속될 수 있다”고 당부했다.
백 의원은 “위기 임산부를 보호하기 위해 보호출산제가 시행되었지만 정작 이들을 보호할 인력은 적절한 보호를 받지 못하고 과로에 노출된 실정”이라며 “제도가 제대로 안착하기 위해선 예산과 인력 확충이 절실하고 이를 위해 국회가 계속해서 제도를 모니터링하고 지원해야 할 것”이라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