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회장님 미행이 있습니다” 포스코 회장 320km 따라간 노조 지회장 “해고 타당” [세상&]

형사재판에선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
회장 차량 미행, 동료 직원 폭언·폭행
1심 “해고 과하다”→2심 “해고 적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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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안세연 기자] 포스코그룹 최정우 전 대표이사 겸 회장이 탑승한 차량을 포항에서 서울까지 약 320km 미행한 노동조합 지회장을 해고한 것은 타당하다는 판결이 나왔다. 미행 사실을 눈치챈 수행비서와 임원들이 목적지를 바꾸고, 보안요원을 대기시키는 등 위협을 느꼈다는 점이 고려됐다.

28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등법원 10-1행정부(부장 오현규)는 포스코그룹이 “A씨 해고의 정당성을 인정해달라”는 취지로 낸 소송에서 이같이 판시했다. 앞서 1심은 부당해고라고 봤지만 2심에선 정당한 해고라고 봤다. 2심은 포스코의 손을 들어주며 부당 해고라고 본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을 취소했다.

A씨에 대한 징계사유는 크게 3가지였다.

문서 탈취를 목적으로 노무협력실 직원들의 근무 장소에 무단 침입하고, 이 과정에서 폭력을 행사한 행위가 첫 번째였다. 두 번째는 뚜렷한 이유 없이 포항에서 서울까지 최 전 회장의 차량을 미행한 행위였다. 끝으로, 주주총회장으로 들어가려는 직원들을 제지하며 욕설하고 폭행한 행위도 있었다.

첫 번째 행위에 관련해서 A씨는 이미 형사재판에서 유죄가 확정됐다. 폭력행위처벌법상 공동 주거침입, 공동폭행, 공동상해, 특수절도, 업무방해 등의 혐의가 인정됐다.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이었다.

형사 판결이 확정되자, 포스코는 A씨를 해고했다. 해고 조치에 대해 A씨는 불복 절차를 밟았다.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A씨의 손을 들어줬다. 노동위원회는 “일부 징계사유가 객관적으로 증명됐다고 볼 수 없다”며 “인정되는 징계 사유에 비해 해고는 너무 과하다”고 판단했다.

포스코는 “부당해고를 인정한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을 취소해달라”며 법원에 소송을 냈다.

재판 과정에서 포스코 측은 “해고는 정당하다”며 “반성의 태도를 확인할 수 없고, 임직원에 대한 위협 행위를 했다는 점에서 근로관계 유지에 필요한 최소한의 신뢰도 찾아보기 어렵다”고 주장했다.

반면 A씨 측은 “포항에서 서울로 이동하던 중 우연히 최 전 회장의 차량을 조우했을 뿐 미행한 사실이 없다”며 “폭언·폭행은 포스코 측에서 부당한 노동 행위를 하고 있다는 판단 때문에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항의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욕설하며 밀쳤을 뿐이므로 중대한 비위행위가 아니다”라고 했다.

1심에선 A씨가 이겼다. 1심을 맡은 서울행정법원 3부(부장 최수진)는 지난해 2월, 부당해고가 맞다고 판단했다.

1심 법원은 A씨의 미행 행위에 대해 “징계사유라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그 이유에 대해 1심 재판부는 “CCTV 영상에 따르면 A씨의 차량으로 인해 최 전 회장의 차량이 정상적인 운행을 방해받거나 교통안전상 위협을 겪게 됐다고 볼 만한 정황을 찾아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수행비서가 ‘돌발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생각해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공포의 추격전이었다’고 진술했으나 이는 주관적인 감정이나 의견에 불과해 그대로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1심 재판부는 “A씨가 특별히 위협이 되거나 공포심을 유발할 만한 운행을 했다고 볼 증거가 없다”며 “A씨가 포항에서 서울까지 이동한 목적이나 동기가 구체적으로 확인되지 않는 점을 종합하면 이것만으로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다.

A씨의 폭언·폭행에 대해서도 1심은 “피해자들과 몸싸움하며 밀치고 끌어당기는 정도였다”며 “의도적인 가격행위에 이른 건 아닌 점, 포스코 측의 신체적·물리적 피해가 중한 정도에 이른 것으로 보긴 어려운 점을 고려하면 해고 처분은 지나치게 무거우므로 부당하다”고 결론 내렸다.

하지만 2심에선 포스코 측 승소로 뒤집혔다. 2심을 맡은 서울고등법원 10-1행정부(부장 오현규)는 지난 8월, 정당한 해고라고 판단했다.

2심 재판부는 1심과 달리 미행 행위도 징계사유에 해당한다고 봤다.

2심 법원은 “당시 차량이 출발한 시점은 일몰 후인 저녁 7시 30분이었다”며 “비와 안개를 동반하고 있어 차량 운행에 상당한 주의가 필요한 상태였다”고 했다. 이어 “4시간에 걸친 주행 시간을 고려하면 A씨로 인해 정상적인 운행이 방해됐고, 교통안전상 위험을 일으킬 우려가 있었다고 보기 충분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행 사실을 눈치챈 수행비서·임원들이 대책 마련 논의를 한 것은 A씨가 최 전 회장을 규탄하는 1인 시위·유인물 배포를 한 전적을 봤을 때 위해를 가할 것을 우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당시 카카오톡 대화 내용 등을 보면 미행 사실은 심각한 위험으로 받아들여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폭언·폭행에 대해서도 2심 재판부는 “A씨가 동료 직원들에게 폭력을 행사해 직접적인 신체적 피해가 초래됐으며 관련 형사 사건에서 유죄가 확정되기도 했다”며 “A씨가 행사한 폭행의 정도와 내용을 고려할 때 이를 정당행위의 범주에 들어가거나 단순히 우발적으로 벌인 것으로 보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폭력행위의 정도가 극심한 정도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회사 경영진과 동료 직원들을 상대로 수차례 반복적으로 이뤄졌다는 점에서 비난 가능성이 크다”고 지적했다.

아직 이 판결은 확정되지 않았다. A씨가 “2심 판결은 법리를 오해한 잘못이 있다”며 대법원에 상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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