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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수종 집행위원장 |
[헤럴드경제(광양) = 서병기 선임기자]“남도(南道)라 하면 아름다운 자연속에, 뭔가 위로를 받을 수 있는 장소라는 점이 연상되죠. 남도영화제도 시간에 쫓기는 분들이 오랜만에 여유로운 자연과 함께 편안하게 즐기며 공감할 수 있는 콘텐츠와 그런 공간들을 준비했어요. 아직 신생영화제라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적지않은 사람들이 남도영화제를 즐기고 돌아가셨다고 하니 영화제를 기획하고 준비한 사람으로서 보람을 느낍니다.”
국내 유일의 시즌제·로컬 중심의 영화제인 ‘남도영화제 시즌2 광양’(10월 23일~10월 27일)을 이끌었던 최수종 집행위원장의 말이다.
‘남도영화제 시즌1 순천’때부터 남도영화제 집행위원장으로 일해온 최수종 집행위원장은 남도 영화제가 조금씩 성장함을 느낀다고 했다. ‘남도영화제 시즌1 순천’은 2만여명이 참여했지만 이번 시즌2 광양은 개막식 참가 관객 수 2천여 명을 포함해, 총 2만 1천여 명이 참여했다.
콘텐츠도 좋은 평가가 이어졌다. 영화 ‘서울의 봄’의 상영에 이은 김성수 감독과 배우 이성민, 김성균의 관객과의 대화, 배우 겸 감독인 류현경, 조은지, 문혜인이 참여한 토크 콘서트 ‘배우, 감독하다’가 열린 ‘컨테이너 특별관(스타인벡코리아 광양항)’은 광양시라는 도시의 특수성을 십분 살린 새로운 영화제 공간의 모델을 제시하며 좋은 반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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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콘테이너를 쌓아 만든 특별관 |
남도의 역사와 문화를 영화를 통해 읽어내려는 시도도 영화제의 질적 성장을 이끌었다. 여순사건 77주기를 맞이해 상영한 ‘그들은 돌아오지 않았다’ 관객과의 대화에는 생존해 있는 여순사건 피해자 유족들이 참여했고, ‘5인 4색 남도 이야기’는 다양한 시선으로 남도와 영화를 잇는 시도를 보여주었다. 남도영화마을, 광양예술창고에서 열린 여러 이벤트와 체험 행사는 축제같은 영화제의 모습을 보여주었다.
“남도영화제의 장점 중 하나가 다른 영화제처럼 하던 곳에서 계속 열리는 게 아니라 남도를 계속 돌아다니다는 점이거든요. 시즌1이 열렸던 순천은 자연과 정원의 아름다움이 있고, 광양에서는 ‘빛과 철로 물들인다’는 슬로건을 걸었어요. 부두 인근에 콘테이너를 쌓아 만든 특별관(스타인벡코리아)은 광양만의 차별요소입니다. 그 부두에서 ‘서울의 봄’ ‘노량’ 등 1천만명 이상 관객을 기록한 영화를 5개나 찍었습니다. ‘서울의 봄’ 엔딩신을 찍은 김성수 감독의 뒷 이야기를 들어보면, 화면은 추운 겨울이지만 실제로는 여름에 찍어 전남의 자연과 바닷바람의 시원함이 표현된 것 같습니다. 실제 배우들과 촬영팀들은 더위와 싸운 거죠.(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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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도영화제 개막식의 최수종 집행위원장 |
최수종 집행위원장은 이에 앞서 지난 7월 28일(월)부터 5박 6일간 광양시 서울대 남부학술림에서 제14회 최수종과 함께하는 전남연기캠프’도 함께했다.
최수종 집행위원장은 2011년부터 14년 동안 전남영상위원회 운영위원장을 맡으며, 특히 전남연기캠프에 특별한 애정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전남도 중·고등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전남연기캠프는 단편영화, 뮤지컬, 연극 등을 제작하는 실습 과정으로, 최수종 집행위원장은 전남연기캠프 기간 동안 직접 연기 지도에 나섰다. 이런 작업은 미래 남도영화제가 꽃을 피우기 위해 씨를 뿌리는 기초예비작업으로서의 의미가 있다.
최수종 위원장은 “전남연기캠프를 10년 넘게 이어 오면서 600여 명에 달하는 잠재력을 지닌 청소년들을 만날 수 있었어요. 전남연기캠프 경험이 계기가 되어, 연극, 영화를 비롯한 영상미디어 관련 학과에 진학하거나 업계에서 활동 중인 아이들도 있다고 합니다”면서 “그들이 어엿한 배우, 창작자, 전문가로 성장해 남도영화제에서 다시 만나길 바랍니다. 앞으로 전남도의 젊은 창작자, 연기자, 영화·영상 전문가들의 든든한 고향이자 친구, 동료로서 이들을 응원하는 역할을 할 수 있는 영화제가 되고자 합니다”라고 포부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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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도영화제 광양 개막식 |
전남연기캠프에 누구보다 많은 애정과 관심을 보이는 최 위원장은 “영화제라고 해서 완성된 출품작만 보여주는 게 아니라 5일간 청소년들이 활동하는 모습을 찍어 보여주는 것도 있고, 아동들의 애니메이션도 있어 유치원생들이 영화를 다 보고 ‘슬프다’, ‘강하다’, ‘재밌다’는 감정 표현을 하는 것도 있어요. 아동 부분의 영화도 다방면으로 보여줄 수 있습니다”고 말했다.
“남도 연기캠프는 특화된 것입니다. 처음에는 2박3일간 연기캠프를 했는데, 아이들이 작품을 만들어 무대에 올리는 것 까지 해냈을 때 아이들이 서로 부둥켜안고 울었어요. 이렇게 직접 경험하면서 성취감을 느껴봐야 해요. 15년동안 코로나때 한 해만 빼고는 한번도 거른 적이 없어요. 고등학교에 공문을 보내 지원을 받고 150명의 지원자중에서 50명을 선발합니다. 꿈이 있는 간절한 아이들을 우선시합니다.”
최 위원장은 연기캠프 제도를 상세히 설명하면서 올해의 특별한 에피소드를 소개하기도 했다.
“한 여고생 엄마가 저에게 전화해 자신의 딸이 공부를 해야 한다며 탈락시켜달라고 했어요. 그런데 연기를 시켜보니 너무 잘했어요. 연극을 무대에 올릴 때 주인공을 맡게됐죠. 그래서 제가 직접 그 어머님께 ‘안녕하세요 최수종 입니다. 5박6일 연기캠프를 여는데, 어머님을 초청하고 싶다’고 편지를 썼어요. 어머니도 함께 딸의 연기모습을 보고 눈물을 흘리면서 ‘내 딸에게 엄마한테 없는 재주가 있구나. 지원해줄게’라고 말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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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낭뜨3대륙영화제 제롬 바롱 집행위원장과 업무협약을 체결한 남도영화제 최수종 집행위원장 |
최수종 위원장은 남도영화제 기획 단계부터 참가했다. 300개에 육박하는 국내영화제속에서 남도영화제는 차별화된 영화를 지향한다.
“기존 영화제가 많은데, 그중에서도 세계적인 영화제로 성장한 부산영화제, 전주영화제 등 특색있는 영화제들도 생겼어요. 남도영화제는 남도만의 특징을 살렸으면 하는 바람에서 탄생했어요. 부산영화제처럼 성대한 영화제가 아니에요. 그런 영화는 30회가 됐고 우리는 걸음마 단계입니다. 시즌1 순천은 나름대로 잘 짜여진 영화제였고, 시즌2에 광양으로 와서 더욱 내실 있게 진행되고 있었어요. 출품작도 늘었고, 더 좋았다는 반응도 많았어요.”
최 위원장은 “남도 곳곳의 아름다움과 고장의 특징을 전하고 싶고, 김영록 전남 도지사님도 관심을 보이고 있어요”라면서 “앞으로 해외 경쟁작도 더 늘리고 싶고, 예산을 조금 더 늘려 창과 판소리 등 남도 문화 예술뿐 아니라 좀 더 자유롭게 보여드리겠습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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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우, 감독하다 |
이어 “남도는 수도권 사람들이 쉽게 올 수 없다고 생각하지만 KTX를 타면 목포와 여수까지는 3시간이 안 걸려요. 다음에는 좀 더 많은 사람들을 찾아오게 할 것입니다”면서 “가령, 여행사와 협업해 영화제와 연계해 어떤 맛집, 어떤 체험을 할 것인가를 취향별로 개발해 여행객에게 베네핏을 주고싶어요”라고 구체적인 계획을 제시하기도 했다.
“광양에는 제철소가 있는 건 알지만, 그곳은 못들어간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죠. 그런 곳에서 영화제를 열면서 좀 더 사람들에게 친숙하게 다가간 것 같아요. 시즌3에도 뭔가 위로받고, 여유로운 자연을 즐기며 국민들에게 휴식을 제공할 수 있는 ‘남도’라는 정체성을 살리면서 영화제를 발전시켜 나가고 싶어요. 차기 개최장소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하고싶은 곳은 있어요. 국민들이 보다 많이 올 수 있도록 준비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