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AI 생태계 진입 늦지 않았다”
“AI 투자에 메모리 수요 계속될 것”
“APEC, 글로벌 리스크 해소 첫 단추”
“리밸런싱, 각사 다르지만 계속 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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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회장이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SK AI 서밋’ 행사 중 취재진을 만나 발언하고 있다. 고은결 기자 |
[헤럴드경제=고은결 기자]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최근 엔비디아가 한국 정부와 기업에 총 26만장 규모의 그래픽처리장치(GPU)를 공급하기로 한 것과 관련, 한국의 인공지능(AI) 인프라 구축 시점이 결코 늦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최 회장은 3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SK AI 서밋’ 행사 중 취재진을 만나 “미국·중국을 제외하고 우리가 늦었다고는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며 “데이터센터와 GPU를 확보했다고 끝이 아니라 그것으로 뭘 할거냐가 제일 큰 문제”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AI 수요는 기업 간 거래(B2B)와 에이전틱(Agentic) AI 도입이 본격화되면 수요가 확 늘 것”이라며 “25만장 정도는 충분히 소화 가능한 수준으로 생각하며, 그래서 (GPU 확보는) 시의적절하게(timely) 잘 들어왔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AI 전환 배경에 대해 “AI가 실제로 생활 속에서 쓰이기 시작한 건 2022년부터였고, AI가 우리 일상에 들어왔을 때 SK는 AI에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포트폴리오를 지니고 있었다”며 “앞으로는 각 회사마다 AI를 어떻게 써서 자기 회사를 더 경쟁력 있게 만들지가 중요해졌다”고 말했다.
이어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전망에 대해서는 “AI 투자 대부분이 데이터센터 건설에 들어가고 있기 때문에 메모리를 요구하는 트렌드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공급을 당장 늘리기는 어렵고, 수요가 이를 완전히 추월하면 메모리 단에서는 슈퍼사이클이라 부르지만 반대쪽에서는 상당히 어려운 상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고객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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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5’ 키노트 세션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 |
메모리 생산 능력 확충을 위한 인수합병(M&A) 계획과 관련해선 “우리 스스로 해야 한다”며 “M&A로 풀 수 있는 상황은 현재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최근 거론되는 HBM4 공급 논의 구체화에 대해선 “거의 모든 고객은 최소 분기마다 저희에게 얼마나 필요하다고 이야기한다”며 “항상 논의하던 것으로 (공급 관측은) 안 이상한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AI 버블론에 대해서는 “(메모리 칩을) 사고파는 것까지 버블이라 하는 건 지나치다”고 했다.
이날 60만원을 터치한 SK하이닉스 주가와 관련해 시가총액 목표를 묻는 질문에는 “그런 게 있겠느냐”며 “AI가 얼마나 급속하게 발전하고, 리소스가 얼마나 투입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상황이 될 것”이라고 답했다.
최 회장은 지난 1일 성료한 ‘경주 2025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통한 글로벌 리스크 완화에 대해선 “모든 리스크가 해소됐다고 보긴 어렵지만, 단추를 잘 끼운 상황”이라며 “미국과의 협상 물꼬를 튼 만큼 앞으로 이런 일들이 잘 이어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반대로 얘기하면 그 다음 일이 잘 안 되면 리스크로 돌아올 가능성 있어, 기회와 위기는 공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최근 몇년간 강조한 ‘한일경제 연대’ 구상에 대해서는 “필요할 때 쓸 수 있는 옵션으로 만들어 두자는 의미”라며 “일본도 같은 입장이고, 협력은 차근차근 하나씩 해야 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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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 오디토리움에서 열린 ‘SK AI 서밋 2025’ 키노트 세션에서 ‘AI Now & Next’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2025.11.3 [연합] |
AI 관련 협력에 대해서는 “누구도 한쪽에만 (협력을) 하는 리스크를 감당하지 않을 것”이라며 “저희도 AWS 외에 가능한 많은 파트너를 맺을 것이고 그랬을 때 좋은 솔루션이 나온다”고 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젠슨은 아주 좋은 사람이고, 한국이 그에게 중요한 시장”이라고 했다.
이밖에 최근 진행된 SK그룹 사장단 인사에 대해서는 “새로운 방향이라기보다는 이제 막 시작한 단계”라며 “새로 임명된 분들이 어떤 계획을 짜고 실행할지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리밸런싱 작업과 관련해서는 “세상에 끝나는 건 없다”며 “회사마다 차이가 있겠지만 내부 운영을 얼마나 튼튼하게 만드느냐의 문제이므로 계속 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