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구 이어 성동구 초소형도 평당 1억 돌파…“평수 보다 입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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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헤럴드경제DB] |
[헤럴드경제=박로명 기자] 정부가 발표한 ‘10·15 부동산 대책’이 본격적으로 시행된 후 아파트값 상승세가 한풀 꺾였지만,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 전용면적 40㎡ 이하 초소형 아파트들은 줄줄이 신고가를 경신한 것으로 나타났다. 1~2인 가구 증가와 더불어 정부 규제로 인한 대출 가능액 감소, 강남권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맞물린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8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삼성동 ‘삼성힐스테이트2단지’ 전용면적 40㎡는 지난달 2일 16억8000만원(12층)에 손바뀜하며 최고가를 기록했다. 이보다 작은 평수인 전용 38㎡도 지난달 24일 16억(12층)에 새 주인을 찾으며 신고가를 썼다. 지난해 12월만 해도 14억1000만원(19층)에 거래됐지만 10개월 만에 2억원 가까이 오른 것이다. 전용 38㎡와 40㎡는 각각 15평·16평으로 방 한 칸, 거실 하나로 이뤄져 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전용 27㎡는 지난달 28일 16억원(17층)에 거래됐다. 직전 거래인 13억원(5층) 매매 계약이 체결된 지 불과 4일 만에 3억원 뛰었다. 지난 8월까지만 해도 12억원대에 거래되던 초소형 주택이 3.3㎡당 1억원을 돌파한 것이다. 전용 27㎡는 12평으로, 총 5563가구에서 전용 84㎡(3590가구) 다음으로 많은 868가구를 차지하고 있다. 인근 ‘헬리오시티’ 전용 39㎡도 지난 9월 17억2500만원(14층)에 신고가로 손바뀜했다.
최근 서울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올랐던 성동구에서도 이 같은 경향이 나타났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 ‘트리마제’ 전용 25㎡는 지난 5일 13억2500만원(10층)에 팔렸다. 공급면적 3.3㎡당 1억2000만원에 이르는 금액이다. 같은 단지 전용 35㎡도 3.3㎡당 1억3000만원 수준에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강남 3구와 마포구·성동구 등 이른바 ‘한강벨트’를 중심으로 아파트값이 급등하면서 평형을 줄이더라도 상급지를 선택하는 ‘다운사이징’ 현상이 나타난 결과라고 보고 있다. 정부의 ‘6·27 부동산 대책’으로 대출 한도가 줄자 1~2인 가구를 중심으로 상대적으로 강남 진입 문턱이 낮은 초소형 평수에 몰린 것이다.
이재국 한국금융연수원 겸임교수는 “10평대 초소형 아파트는 리센츠가 800가구로 제일 많고 이어 헬리오시티·파크리오·올림픽파크포레온 등이 있는데 다 합쳐도 1만 가구가 안 된다”며 “강남 인근에 직장을 갖고 있는 전문직이나 고연봉자들의 수요가 꾸준하지만 공급이 부족한 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들은 공통적으로 아파트 크기보다 거주하는 지역의 가치를 중요시한다”며 “특히 신축 단지의 고급 커뮤니티 시설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보고 매수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덧붙였다. 이어 “초소형 평수에 거주하더라도 일종의 ‘아파트 회원권’을 산다는 개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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